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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회 입성 앞둔 ‘기소된 자’들…‘검찰개혁 시즌2’ 칼 뽑나

등록 2020-04-21 16:24수정 2020-04-21 20:53

‘윤석열 검찰’ 수사 대상자들 대거 당선…연일 검찰에 경고
검찰은 이번에도 정공법…검찰 개혁 후폭풍 몰아칠지 주목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1일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활동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21일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습니다. 검찰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잠시 멈췄던 수사엔진을 재가동하고 있습니다. 실제 검찰은 라임사태와 신라젠 사건 등 여권 인사 배후설 의혹이 있는 두 사건에 대해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현정권을 겨냥한 듯한 수사가 다시 시작되면서 여권을 중심으로 검찰을 향한 비판도 재점화됐습니다.

가장 맹공을 퍼붓고 있는 정당은 열린민주당입니다. 열린민주당은 선거 당시부터 검찰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당입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당선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약속드렸다. 한줌도 안되는 부패한 무리들의 더러운 공작이 계속될 것이다”며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썼습니다. 21일에도 재판에 출석하며 “정작 법정에 서야할 사람들은 한줌도 안되는 검찰 정치를 행하고 있는 검사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소속의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역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망나니들이 도처에 칼춤을 추고 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임명한 검찰총장입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윤 총장을 높이 평가하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자세로 임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윤 총장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낸 것이죠. 윤 총장의 인사 검증을 담당했던 이는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최강욱 당선자입니다. 하지만 지금 신뢰는 바닥나고 서로에 대한 불신만 가득합니다. 변한 건 누구일까요? 정권 출범 뒤 검찰을 둘러싼 갈등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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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시작 ‘조국’

갈등의 시작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 청와대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했습니다. 조 전 장관 동생의 위장이혼부터 딸의 논문 제1저자 등록까지 여러 의혹이 쏟아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개혁에 반대해 ‘검찰개혁론자’인 조 전 장관을 낙마시키려 수사에 착수했다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검찰 내부의 말을 종합하면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윤 총장은 조 전 장관이 후보로 지명되자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인사청문회 지원팀으로 보내려고 했다는 겁니다. 역설적이게도 송 차장은 이후 조 전 장관 가족의 서울중앙지검 수사를 맡게 됐죠. 동생의 위장이혼설이 불거졌을 때도 윤 총장은 “CCTV를 확보해 둬야 한다”는 측근들의 주장을 물리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고소·고발장과 조 전 장관 딸의 의학논문 1저자 등재 보도에 윤 총장은 결국 수사 착수를 결정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참모들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참모들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후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이뤄졌고, 인사청문회 당일인 지난해 9월6일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표창장 위조 혐의로 불구속기소했습니다.(▶관련기사: 조국 청문회 앞 초유의 압수수색…‘검찰 정치개입’ 논란)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여당은 ‘검찰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있다’ ‘검찰이 나라를 어지럽게 한다’며 불만을 쏟아냈죠. 조 전 장관의 동생이 구속되고, 부인 정경심 교수 역시 구속기소됐습니다. ‘조 전 장관 수사=검찰개혁 저항’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해 10월 갑자기 조 전 장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 수사도 속도를 내기 시작합니다. 2019년 2월 관련 고발이 접수됐지만 수개월 동안 진척이 없던 사안입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조 전 장관 수사의 ‘꼭지’를 따지 못하자 검찰이 별건 수사, 먼지털이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죠.(▶관련기사: 검찰,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백원우·박형철 기소)

지난해 11월엔 울산지검에서 진행되던 ‘청와대 선거개입·하명수사’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됐습니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백원우 전 비서관, 임종석 전 비서실장 등이 수사 대상에 오르며 검찰이 청와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지적이 나왔죠.(▶관련기사: 검, 선거개입·감찰무마 의혹 13명 기소…청 겨냥 수사 일단락)

검찰과 청와대가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의 강’을 건너던 순간입니다. 윤 총장을 보는 시선은 “권력의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한” 검사에서 ‘정치 검찰’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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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을 ‘살린’ 건 청와대였다

검찰이 현 정권을 향해 칼을 들이대자,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떼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검찰의 수사권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하는’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게 지난 1월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많은 검찰개혁론자들은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이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하는 데서 나온다며, 둘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나온 개혁방안은 이와 동떨어져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검찰의 직접수사는 축소하되, 검찰이 잘 하고 있는 특수수사에 한해 검찰의 직접수사는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부패의혹을 대대적으로 수사중이었던 검찰과 ‘공생’을 선택한 겁니다. 가장 잘 드는 칼은 남겨둔 채 검경수사권 조정은 마무리됐습니다. 당시 이 업무를 맡았던 인물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입니다. ( ▶관련기사: 검찰의 ‘인디언 기우제’는 어떻게 막을 내릴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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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의 좁아진 입지…그 끝은?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국 지킴이’를 자처했거나 ‘윤석열 검찰’에 기소당한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입성했기 때문입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윤 총장의 부인과 장모 고소 사건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돼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윤 총장의 최측근은 채널에이 기자와 유착해 취재원을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관련기사: 검찰, 채널A·검사장 ‘협박죄’ 고발 사건 수사 착수) 윤 총장 앞에 놓인 길이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이번에도 윤석열 총장은 ‘원칙대로 수사한다’는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선거 전 중단됐던 청와대 하명 의혹 수사가 재개됐고, 서울남부지검은 라임·신라젠 사건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의 고발이 접수되자 마자 최강욱 열린민주당 당선인의 명예훼손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습니다.

최 당선인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임명되기 전 비상장주식 1억2000만원 상당을 가지고 있었는데, 임명 이후에도 이를 보유하고 있어 3천만원 이상 주식 보유를 금지하는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다는 의혹 역시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됐습니다.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이 날아가지만, 조 전 장관의 아들에게 허위인턴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당선인은 금고형(집행유예 포함) 이상을 받아야 의원직이 상실됩니다. ‘기소된 자’와 ‘기소한 자’의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 진행중인 겁니다. “살얼음 위를 걷고 있는 것 같다” “폭풍전야다. 곧 무슨 일이 터질 것 같다” 서초동에서는 이런 말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거대 여당의 탄생이 서초동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윤석열 검찰의 끝이 어떻게 될까요.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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