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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실직에 쪽방·고시원서 쫓겨날 신세 “강제퇴거 유예 조처를”

등록 2020-04-28 19:01수정 2020-04-29 02:41

[참여연대 등 27개단체 대책 촉구]
소득 줄었는데 주거비 되레 올라
건설 일용직 등 퇴거사례 잇따라
“착한 임대인 지원만으로 한계”
영국·미국처럼 퇴거금지 조처 절실
참여연대, 빈곤사회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주거 세입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참여연대, 빈곤사회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린 주거 세입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 남대문의 쪽방에 사는 ㄱ씨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수급비만으로 생계를 잇기 어려워 폐지를 모아 근근이 살던 그는 최근 졸지에 길에 나앉을 처지에 놓였다. 코로나19 사태로 폐지값이 100㎏당 5천원에서 2천원으로 폭락하는 바람에 수입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지역 재개발을 앞두고 퇴거 압박까지 받지만 이사비를 마련할 일도, 새 방을 구할 일도 걱정스럽기만 하다.

코로나19 국내 확산 100일을 넘기면서 경제위기가 저소득층 세입자들의 생활 터전을 위협하고 있다. 빈곤사회연대, 참여연대 등 27개 시민단체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일자리가 불안정한 저소득층 세입자들이 코로나19 경제위기 이후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해 퇴거당할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주거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주거 불평등 문제가 코로나19를 계기로 격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일자리가 줄어 소득은 감소했는데, 주거비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심지어 올라 저소득층 세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주최 쪽의 발표를 보면, 일자리가 불안정한 비정규직이나 일용직 노동자 가운데서 코로나19로 인해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사례는 이미 잇따르고 있다.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자 ㄴ씨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자리가 줄어 지난 3월엔 8일만 일할 수 있었는데, 이달엔 그마저도 전혀 하지 못했다. 살고 있던 서울 종로구의 여관에 숙박비를 내지 못해 강제퇴거 위기에 내몰렸던 ㄴ씨는 운 좋게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임대주택으로 옮긴 상태다.

고시원, 쪽방 등 열악한 주거환경이 방역에 취약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려야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윤애숙 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은 “쪽방 주민들의 상당수가 열악한 주거환경 때문에 질병에 시달리고 있어 전염병에 취약하다. 그러나 쪽방에선 세입자들이 서로 양쪽 벽에 붙어서 잔다고 해도 2미터 간격을 지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엔 쪽방촌에 방역을 지원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글이 올라와 3천명 이상의 동의를 받기도 했다.

빈곤사회연대 등은 “우리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책은 상가 세입자나 ‘착한 임대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주거 세입자들을 위한 실질적 보호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임대료 연체로 인한 세입자 ‘강제퇴거’를 막고 한시적으로 임대료를 동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독일, 프랑스, 영국은 일정 기간 세입자가 월세를 내지 못해도 집주인이 강제퇴거시킬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긴급 조처를 내놨다. 스페인은 세입자를 위한 6~10년 기한의 무이자 소액대출제도를 도입했다. 미국에서도 30곳이 넘는 주정부가 강제퇴거를 금지하거나 주택담보대출 상환을 유예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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