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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찰, 이천 화재 희생자 신원 확인 뒤 가족에 알리지 않고 부검 강행

등록 2020-05-01 10:50수정 2020-05-01 15:19

DNA 검사로 신원 확인하고도 국과수로 주검 보낸 뒤
유가족에게 “부검 진행하니 참관 여부 결정하라” 통보
유가족 “동의 없이 부검 진행하는 경우가 어딨냐” 항의
30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준비되고 있는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피해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30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준비되고 있는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피해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시신을 찾았으면 전화를 줘야지, 부검하러 간다는 통보부터 하는 게 말이 됩니까!”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신축공사 화재현장에서 희생된 노동자 김아무개(43)씨의 가족들이 분노와 슬픔이 뒤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참사 사흘째를 맞은 1일, 여전히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아들을 기다린 김씨의 아버지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디엔에이(DNA) 검사 결과 김씨의 신원을 확인한 경찰이 이날 아침 8시께 가족들에게 ‘이미 신원은 확인됐지만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원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니 상의를 한 뒤 참관 여부를 결정하라’는 취지의 전화를 해와서다.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다 화재현장에서 숨진 아들이 발견되지 않자 가족들은 희생 노동자 가족들의 휴게실이 마련된 이천 모가체육관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샜지만 경찰과 소방당국, 지방자치단체 등 어느 곳에서도 김씨의 신원을 확인한 뒤 “신원이 확인됐다”는 연락을 주지 않았다. 경찰의 일방적인 부검 진행 통보를 받은 유가족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김씨의 아버지는 “6시께 신원을 확인하고 나서 7시30분에 일괄적으로 원주 국과수로 보냈다고 들었다”며 “그전에 어디 병원에 있으니 가족들은 오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의 아내 박아무개씨도 “사고난 뒤 지금까지 시신을 못 찾아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왜 동의없이 부검을 하냐고 물으니 통상적인 경우 동의없이 부검할 수 있다는 무성의한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의 가족 중 한명은 “얼굴도 아직 못 봤는데 부검을 한다니 무슨 소리냐”며 울먹이기도 했다.

또다른 희생 노동자 이아무개씨의 유족들도 이날 아침 9시20분께 경찰에게 같은 연락을 받았다. 이씨의 유족은 “경찰이 신원 확인을 한 뒤 알려주지도 않은 채 원주로 보내 부검을 할 테니 참관 여부를 결정하라고 통보했다”며 분노했다.

유가족에게 항의를 받은 경찰은 오전 10시께 다시 병원으로 김씨의 주검을 옮겼다고 알렸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 이미 부검 영장을 신청해 오늘 아침에 출발이 예정돼 있는 상황이었다. 새벽에 일찍 디엔에이 검사 결과가 나와 유족에게 한꺼번에 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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