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실업급여 신청자들이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두달째 10만명대로 집계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충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직급여 지급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5월 고용행정통계’를 보면,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1천명으로 한해 전보다 2만6천명(32.1%) 늘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한해 전보다 15만5천명(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3월(25만3천명, 1.9%), 4월(16만3천명, 1.2%)에 이어 석달 연속 증가율이 1%대에 머물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5만4천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3만1천명), 4월(4만명)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감소폭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가입자 수는 19만4천명 증가해 전달(19만2천명)과 비슷한 증가폭을 기록했다. 고용행정통계는 고용보험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특수고용직이나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빠져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제조업은 지난해 9월 이후 추세적 감소 흐름에 코로나19 영향이 중첩되어 전자통신(11만8천명, 2.3%), 자동차(9만명, 2.4%)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규 채용이 연기되거나 줄어들면서 청년층의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15∼29살 가입자는 6만3천명(2.6%) 감소했고, 30∼39살 가입자는 6만2천명(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신규 및 경력)도 한해 전보다 9만명(1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15∼29살(4만명), 30∼39살(2만6천명) 등 청년층 감소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는 67만8천명으로 한해 전보다 17만5천명(34.8%) 늘었다. 이 때문에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 162억원으로, 전년보다 2575억원(33.9%) 늘었다.
다만 지난달 고용보험 자격 상실자는 43만4천명으로 한해 전보다 7만9천명 줄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는 등 고용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노동부는 분석했다.
권기섭 고용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향후 제조업 고용상황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저희 주요 수입국에 코로나19 진정 추이, 서플라이 체인의 회복 속도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단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전례 없는 상황을 맞이했고 아직은 여러 가지 여파가 계속 저희가 노동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고용보험 미가입된 일자리, 특히 임시일용직 또는 여러 가지 특고 부분의 영향은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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