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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평화의 우리집’에 홀로 남은 길원옥 할머니, 아들 집으로

등록 2020-06-11 18:30수정 2020-06-12 02:32

목사 아들 부부가 모시기로
요양사도 거주하며 돌볼 예정
“손 소장은 어머니 딸 같은 분”
마포 쉼터, 8년만에 텅빈 집으로
길원옥 할머니가 새로 살게 된 황선희 목사가 운영하는 인천 연수구 교회 교육관. 인천/채윤태 기자
길원옥 할머니가 새로 살게 된 황선희 목사가 운영하는 인천 연수구 교회 교육관. 인천/채윤태 기자

길원옥 할머니가 새로 살게 된 황선희 목사가 운영하는 인천 연수구 교회 교육관 문 앞에 놓인 길 할머니의 휠체어. 인천/채윤태 기자
길원옥 할머니가 새로 살게 된 황선희 목사가 운영하는 인천 연수구 교회 교육관 문 앞에 놓인 길 할머니의 휠체어. 인천/채윤태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2012년부터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생활해온 길원옥(92) 할머니가 11일 쉼터를 떠나 양아들 황선희(목사)씨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정의연과 황씨의 설명을 종합하면, 길 할머니는 이날 오전 쉼터를 찾아온 황씨를 따라 인천 연수구에 있는 황씨 집으로 이동했다. 쉼터를 운영하며 길 할머니를 돌봐온 손영미 소장이 지난 6일 숨진 뒤 황씨가 정의연 쪽에 길 할머니를 직접 부양하겠다고 알려왔다고 한다. 길 할머니는 처음엔 아무 데도 가지 않겠다고 했다가, 황씨가 찾아오자 함께 길을 나섰다고 정의연 쪽은 전했다. 정의연 쪽은 “길 할머니가 당뇨 등을 앓고 있어서 건강이 많이 염려된다”고 했다.

길 할머니의 새 거주지는 지하 1층이 교회, 지상 1층은 ‘교육관’, 2층은 황씨 가족이 생활하는 주택이다. 길 할머니는 1층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황씨는 전했다. 이날 오후 <한겨레>가 교육관 1층 문을 열고 들어서니 길 할머니는 16.5㎡(5평) 남짓한 방에 놓인 환자용 침대에 눈을 감고 누워 있었다. 이 방은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교육 공간으로 쓰인 곳이다. 길 할머니가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24시간 길 할머니를 돌볼 수 있는 요양보호사가 옆방에 거주하기로 했다고 한다. 황씨는 “손 소장님도 돌아가셨고, 때가 돼서 모시고 왔다. 어머니(길 할머니)는 이 집에는 처음 오시지만, 아들 집으로 모셔가겠다고 했더니 ‘우리 집에 간다’며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황씨는 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잘 모른다”며 “다만 어머니와 여기서 잘 살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황씨의 부인은 “그동안 어머니의 계좌 등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하나도 몰랐는데, 아무래도 이제는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손 소장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며 “손 소장은 어머니의 딸 같은 분이었다.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평화의 우리집’은 2012년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명성교회로부터 사용권을 기부받아 조성한 쉼터다. 길 할머니를 비롯해 고 김복동·이순덕 할머니 등이 생전에 이곳에 살았지만, 이날부터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 됐다.

인천/채윤태 기자, 강재구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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