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서관 1층에 들어서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논의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 불기소 및 수사 중단’ 의견을 26일 검찰 수사팀에 권고했다. 검찰은 수사심의위 의견서를 검토한 뒤 이 부회장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대검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수사심의위 현안위원회를 열어 저녁 7시30분까지 9시간가량 토론을 벌인 끝에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부회장, 김종중 전 사장에 대해 불기소가 타당하고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했다.
이날 수사심의위 회부 안건은 지난 4일 이 부회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관련해 이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 계속 여부와 공소 제기 여부였다. 심의위에는 최 전 부회장(옛 삼성 미래전략실장)과의 친분을 이유로 위원장 자리를 회피한 양창수 위원장을 제외한 14명의 위원이 참여했다. 표결은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선출된 1명을 제외한 13명이 참여했다. 법조계에서는 애초 기소 의견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 표결에서는 상당수 위원들이 불기소에 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어디까지 보고 판단할 것인지를 두고 검찰과 삼성 쪽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 중 상당수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심의위 결정은 권고적 효력이라 검찰이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검찰은 2018년 이 제도 시행 이후 열린 8차례 심의위의 권고를 모두 따랐기 때문에 이번 권고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심의위의 결정을 존중한다. 삼성과 이 부회장에게 기업활동에 전념하여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기회를 준 것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쪽은 지난 2일 기소의 타당성을 심의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