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2주 동안 운영되는 ‘수능 특별방역 기간’ 첫날인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학원에서 새마을협의회 마을사랑방역봉사대 관계자들이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말 송년회 대목이 눈앞인데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까 걱정이에요. 심지어 아이엠에프(IMF) 때도 이렇게 어렵지 않았어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20년 넘게 일식집을 운영하는 이환길(62)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됐다는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2단계로 상향될 경우 밤 9시부터 매장 운영이 금지돼 타격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미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보다 40%가량 줄었다. 저녁 시간에는 손님이 전멸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19일부터 서울·경기·광주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고 연이어 이틀째 하루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기면서 대규모 재확산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불안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한겨레>가 만난 자영업자들은 “지난 9월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때 입은 손해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직격탄을 맞게 될까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동구에서 피시방을 운영하는 이아무개(52)씨는 “최근 며칠 확진자가 늘어날 때마다 매출이 줄어드는 걸 피부로 느꼈다”며 “아예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휴원을 우려하는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5살 딸을 키우는 최주영(38)씨는 9월 수도권 어린이집이 휴원에 들어갔던 시기를 “악몽 같았다”고 돌아봤다. 최씨는 “집에서 혼자 재택근무를 하며 전화 받고 회의하는 동시에 아이까지 돌봐야 했다”며 “요즘 확진자 증가 추이를 보면 당시 상황이 반복될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다음달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도 불안을 호소했다. 이날 교육부 집계를 보면, 전날인 18일 전국 학교에서 발생한 학생·교직원 확진자 수가 41명에 달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은 10명 후반대를 기록했는데, 하루아침에 두배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수험생들은 확진 판정을 받게 될 경우 거점 병원이나 생활치료시설 등 낯선 장소에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서울 강남구의 재수종합학원을 다니는 ㄱ(18)씨는 “2차 유행 때 두달가량 학원을 다니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어서 최근 확진자 급증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임가영(18)씨는 “스터디카페에 직원의 안내에도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집에 어린 동생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스터디카페를 이용하는데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교육당국은 이날부터 2주 동안을 ‘수능 특별방역주간’으로 정하고 학원, 스터디카페 등의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윤경 김윤주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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