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니카드, 편의점에서만 환불 ‘부글부글’
GS25 등 물건사야 환불해주기도
무료 환불기간은 슬그머니 6개월로 줄여
GS계열사가 스마트카드 설립 입방아
무료 환불기간은 슬그머니 6개월로 줄여
GS계열사가 스마트카드 설립 입방아
“교통카드를 환불하는 데 왜 편의점에 가야 합니까?”(승객)
“어쩔 수 없어요. 카드회사가 그쪽과 계약을 맺었거든요.”(역무원)
티머니카드의 환불을 두고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서 종종 벌어지는 실랑이다. 티머니카드를 발급하는 한국스마트카드가 지하철역에 카드 판매와 충전을 맡기면서 유독 환불은 편의점인 지에스(GS)25, 훼미리마트 등 편의점에서만 하게 해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불을 위해 지하철역을 찾는 시민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시민의 항의를 받는 역무원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한국스마트카드와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했지만, 대답이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편의점이 지하철역에서 먼 경우도 많아 사용자들의 불만이 많다. 또 점원들이 환불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매장에서는 환불하려는 시민을 되돌려 보내거나, “티머니카드로 물건을 사야 환불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례도 있다. 이밖에도 카드 잔액이 2만원이 넘으면 카드를 한국스마트카드로 보낸 뒤 나중에 환불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점원들이 “티머니카드로 물건을 사 잔액을 2만원 아래로 떨어뜨리면 곧바로 환불할 수 있다”고 유도하고, 시민도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한국스마트카드와 지에스25 사이의 ‘특별 관계’가 입길에 오르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를 설립한 엘지시엔에스(CNS)는 지에스25와 지난해 1월까지 계열사 관계였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초기에는 지에스25에서만 티머니카드 환불과 물건 구매를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다가 계열 분리된 뒤인 지난해 3월부터 훼미리마트에서도 허용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다른 업체의 할인점들에서도 티머니카드 사용을 시범실시하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의 일방적 행태도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2004년 7월 티머니카드를 도입하면서 무료 환불기간을 1년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슬그머니 6개월로 줄였다. 한 지하철역 역무원은 “무료 환불기간을 줄이려면 소비자나 지하철공사에 알리는 것이 순리지만, 공고나 통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한국스마트카드는 지난해 초 “인천 버스는 2005년 5월부터, 경기 버스는 2005년 6월께부터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지하철역마다 붙였지만, 아직 인천·경기 버스에서 사용할 수 없다. 한 역무원은 “청량리역과 신도림역 등 환승역에서는 티머니카드의 호환과 관련한 민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박진호 한국스마트카드 부장은 “티머니카드의 환승 때 사용이 원활하려면 정산업무를 통합해야 하는데, 경기도와의 논의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불량카드 무료 환불기간에 대해서는 “표시상으로는 6개월로 줄었지만, 그 이후에도 환불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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