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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020 마음 한 장] 코로나도 막지 못한 100m 손자 사랑

등록 2020-12-22 11:32수정 2020-12-23 18:25

코로나 본격 유행 속, 우리 국민들 전세기 귀국하던 봄
어른들의 불안한 맘 달랜 아이의 천진난만함
위기 속 서로를 보듬는 가족의 사랑 오간 한 순간

한 해를 보내며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올해처럼 가슴에 와닿았던 적이 있었을까요? 2020년 올 한 해 꽉 채워, 그야말로 우리의 일상에 깊숙한 영향을 미친 코로나19로 힘들었던 한 해가 지나갑니다.

날마다 곳곳의 크고 작은 뉴스현장을 누비는 사진기자들에게도 코로나19처럼 온전히 우리의 문제로 다가온 뉴스는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해마다 한 가닥 시간의 매듭을 지어 일단은 마무리할 수 있는 연말이 있어 다행입니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희망을 가져볼 수 있으니까요.

여러 뉴스현장에서 독자들과 함께 울고 웃은 한겨레 사진기자들도 각자 마음에 남은 `마음 한 장'을 사진과 글로 선보이며 올 한해를 마무리합니다. 새로운 해에는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고대해 봅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편집자 주

이탈리아의 밀라노 지역 교민과 주재원 등이 지난 4월 1일 오후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한 모자가 외할머니를 향해 하트를 그리고 있다. 이들은 출국장문에서부터 버스까지 5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통제선을 사이에 놓고 인사를 나눴다. “할머니, 잘 갔다올게”라는 손자의 씩씩한 인사에 할머니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입국자들은 입국 직후 전원 특정 시설로 이동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다. 여기서 모두 음성 반응이 나오면 자가 격리로 이어지고, 한 명이라도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전원 14일간 시설 격리된다. 인천공항/백소아 기자
이탈리아의 밀라노 지역 교민과 주재원 등이 지난 4월 1일 오후 전세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한 모자가 외할머니를 향해 하트를 그리고 있다. 이들은 출국장문에서부터 버스까지 5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통제선을 사이에 놓고 인사를 나눴다. “할머니, 잘 갔다올게”라는 손자의 씩씩한 인사에 할머니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입국자들은 입국 직후 전원 특정 시설로 이동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다. 여기서 모두 음성 반응이 나오면 자가 격리로 이어지고, 한 명이라도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전원 14일간 시설 격리된다. 인천공항/백소아 기자

2020년 4월 1일, 이탈리아에서 전세기가 도착하기 전 몇몇 사람들이 출국장 앞에서 안절부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대략 취재가 끝났지만 무슨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에 저도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그리고 만난 장면이 바로 이 장면입니다.

코로나란 듣도 보도 못한 바이러스로 멀리 다른 나라에 있는 딸과 사위 그리고 손자를 걱정하며 몇 날 며칠을 불안해하셨던 노부부는 눈앞에 딸과 손자가 나타나자마자 두 손을 흔들며 반가움을 표합니다. 서로 간의 거리가 단 100미터도 되지 않지만 그저 서로 눈빛으로 손짓만으로도 안도와 반가움을 표현하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출국장 문이 열리고 손자는 할머니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할머니, 잘 갔다올게”라며 씩씩하게 격리장소로 떠났습니다. 취재가 끝난 뒤 이 사진을 노부부에게 보냈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맘 졸이며 기다림의 추억을 보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라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늦은 고백이지만 이 사진 한 장이 제 자신에게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올 한해, 우리 모두는 예상치 못했던 그런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의 안녕을 위해, 소중한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하루 빨리 되찾고 싶은 우리의 일상을 위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일년, 그리고 오늘 하루도 잘 버틴 당신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참 감사합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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