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 가운데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는 비중이 일반 직장인에 비해 두배가량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 2~11일 어린이집 교사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중은 63.2%에 달했다. 이 단체가 지난 10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나왔던 응답 비중(36.0%)보다 1.75배 높은 수치다. 괴롭힘을 호소한 응답자들은 가해자로 원장, 이사장 등 어린이집 대표를 가장 많이 지목했으며(70.6%), 절반(49.0%)은 ‘괴롭힘을 참거나 모른 척한다’고 답했다.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서’, ‘인사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 등의 이유였다.
단체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가해자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고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아 소규모 어린이집에선 괴롭힘을 당해도 신고할 엄두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뒤 괴롭힘이 줄어들었냐’는 질문에 ‘줄지 않았다’고 답한 비중은 72.2%였다. 직장인 1000명 설문조사에선 43.1%가 ‘줄지 않았다’고 답했던 것과 견줘 29.1%포인트 높다.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