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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프로야구까지 번진 ‘학폭 미투’…구단 “사실 관계 입증 어려워”

등록 2021-02-21 12:55수정 2021-02-22 02:36

“한화 이글스 선수에게 초등학생 때 맞았다”는 글 올라와
한화 구단 “선수, 작성자, 주변인 조사했으나 의견 다르고 근거 부족”
KB손보 이상열 감독은 12년 전 구타 건으로 ‘잔여 시즌 출장 포기’
픽사베이.
픽사베이.

‘학교폭력(학폭) 미투’가 프로야구에서도 나왔다. 남녀 프로배구가 과거 학폭 및 지도자 구타 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 선수에 대한 과거 폭로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스포츠 선수를 대상으로 한 ‘학폭 미투’는 1980~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지도자, 선수 어느 누구도 ‘학폭 미투’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위기다.

19일 밤 소셜미디어(SNS)에는 “초등학교 시절 집단 폭행을 당했는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도 가해자 중 한 명이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구체적으로 해당 선수의 실명과 얼굴도 공개한 뒤 “집단 폭행의 기억 때문에 지금도 우울증약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 구단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주말 이틀 동안 폭로 관련 조사를 이어간 구단은 2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다양한 루트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본 결과, 당사자들 간의 기억이 명확히 다른 점, 무엇보다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는 학폭위 개최 기록이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구단의 권한 범위 내에서는 더는 사실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선수는 일관되게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법정 대응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구단 측은 “이번 사안이 사실일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한 조처를 할 예정이며, 사실이 아닐 경우 구단 차원에서도 향후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창 리그가 진행 중인 프로배구는 이미 쑥대밭이 됐다. 남자부 2위를 달리던 케이비(KB)손해보험의 이상열 감독은 12년 전 대표팀 코치 시절의 폭력 사건이 다시 회자되면서 잔여 경기 출장을 포기했다. 앞서 한국전력 빅스톰 소속의 박철우(36)는 18일 경기 뒤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2009년 대표팀 시절의 구타 사건을 언급하며 “그분(이상열 감독)이 감독이 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힘들었다. 경기장에서 지나가다 마주칠 때마다 정말 쉽지 않았다”면서 “(이 감독은) 이미 고등학교 때부터 (선수 폭행으로) 유명하신 분이었다. 지고 있을 때면 (맞아서) 얼굴이 붉어져 돌아오는 선수가 허다했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이상열 감독은 구단을 통해 “과거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박철우 선수에게 깊은 상처를 준 데 깊이 반성하고 있고 사죄하는 마음”이라며 “다시 한 번 박 선수와 배구팬들에게 12년 전 잘못된 행동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출장 포기 이유를 전했다. 그는 2009년 구타 사건 이후 무기한 출전정지를 당했으나 2년 뒤 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으로 복귀했고 대학 감독을 거쳐 작년 4월부터 케이비손보 지휘봉을 잡았다. 과거 떠들썩했던 폭행 전력이 있던 감독을 사령탑으로 영입한 케이비손보 구단 쪽도 도덕적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비손보와 함께 오케이(OK)금융그룹 읏맨도 송명근, 심경섭이 학폭 가해자였다는 것이 드러나 현재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여자부 흥국생명은 이다영-이재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폭로 전후로 4연패에 빠졌다가 19일 KGC인삼공사전에서 김연경(24득점)의 활약으로 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김양희 이정국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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