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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황희 장관 면담한 고 최숙현 동료들 “달라진 것 없어” 토로

등록 2021-02-25 11:50수정 2021-02-25 12:11

<한겨레> ‘최숙현 사건 그후’ 보도 뒤
기사에 나온 정지은·편차희 비공개 면담
“선수들 목소리 더 귀 기울이겠다” 약속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 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 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스포츠계 폭력 추방 대책 마련을 위해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다. <한겨레>가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사건 폭로 뒤 겪는 고통을 보도한 지 2주 만이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24일 오후 4시30분께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정지은(24), 편차희(22) 선수를 면담했다. 정지은 선수는 2016∼2018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에서 활약했고, 지난해 경주시청팀 내부 폭력 문제를 밝힌 뒤 소속팀 대전시청과 재계약에 실패했다. 편차희 선수는 2018∼2019년 경주시청팀에서 뛰었고, 현재 천안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이날 선수들은 최 선수의 죽음 뒤에도 달라진 게 없다고 토로했다. 제도가 바뀌어도 정작 선수들은 변화를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경주시청팀 시절, 훈련장은 물론 숙소에서도 가혹행위가 이어졌다”며 “폭력을 유발하는 의무 합숙이 여전히 이뤄지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 “현장은 달라진 것이 없는데, 계약 해지된 협회 관계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내부고발 뒤에 선수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도 지적했다. 선수들은 “스포츠계 폭력 등 비위가 발생하면 엘리트 체육 전체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지원마저 줄어든다”며 “피해 선수들이 문제 고발 뒤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체부 차원에서 “내부고발자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하고 법률적·심리적 지원 등을 통해 피해 선수들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2021년 2월8일자 &lt;한겨레&gt; 4면에 실린 ‘최숙현 사건 그후’ 관련 기사. 정지은 선수의 이야기가 담겼다. &lt;한겨레&gt; 자료사진
2021년 2월8일자 <한겨레> 4면에 실린 ‘최숙현 사건 그후’ 관련 기사. 정지은 선수의 이야기가 담겼다. <한겨레> 자료사진

황희 장관은 이날 선수들과 면담에서 문체부가 실업팀 스포츠 폭력 방지를 위해 마련 중인 대책들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 선수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 또 피해 선수들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날 면담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황희 신임 장관을 임명하며, “스포츠 인권 문제가 근절될 수 있도록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황 장관은 17일 스포츠윤리센터를 방문해 스포츠계 폭력 문제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하고, 19일 한국체육기자연맹 소속 기자들과 만나 스포츠계 인권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듣는 등 스포츠계 폭력 추방 대책 마련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겨레>는 2월8일부터 3회에 걸쳐 ‘최숙현 사건 그후’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7월 최 선수의 죽음이 알려진 뒤 남은 동료 선수들이 재계약에 실패해 팀에서 쫓겨나거나, 변한 것 없는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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