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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숙대 포기한 트랜스젠더 “변희수 하사, 슬픔없는 세상에서 자유롭길”

등록 2021-03-04 17:02수정 2021-03-05 08:04

“누군가 마음까지 달래주던 미소 그리워”
“이유없는 차별은 이유 없음에 의해 자신을 찌를 것”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전역한 변희수 전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4일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공동취재사진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전역한 변희수 전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4일 국회 정의당 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해 숙명여대 법학부에 최종 합격했지만 일부 학생들의 반발로 포기했던 트랜스젠더 한주연(가명)씨가 변희수 전 육군 하사를 추모하며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멈춰야 한다 밝혔다.

한씨는 4일 <한겨레>와의 문자 인터뷰에서 변 하사의 소식을 듣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이 가슴을 깊게 짓눌렀다”며 “지인을 잃었다는 사실에 슬펐고, 그를 힘들게 했던 세상에 분노가 들었다”고 적었다. 한씨는 변 전 하사와 종종 연락해 “특별하다면 특별하겠지만 그저 삶을 인내하던 생활사”를 나눠왔다.

한씨는 생전 변 전 하사가 자신의 정체성을 사회에 드러내고 강제 전역이라는 부당한 결정을 내린 군과 싸워온 지난한 과정에 대해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한씨는 “참으로 지리한 절차들, 자신의 고통을 꺼내서 내밀어야만 하는 일련의 과정을 인내하며 길을 만들려 하는 여정. 그 자취를 만들어줘서 감사할 따름”이라 밝혔다. 육군은 2019년 11월 성전환 수술을 받은 변 전 하사에게 심신장애 판정을 내린 뒤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했고, 지난해 1월 강제 전역을 결정했다. 이후 변 하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전역 결정이 부당하다며 육군본부에 인사소청을 내고 행정소송을 이어갔다.

한씨는 “밝게 웃던 그 얼굴, 누군가의 마음까지도 달래주던 미소, 그 따뜻한 마음이 그립다”며 “슬픔 없는 세상을, 날개를 펼치고 자유롭게 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변 전 하사를 추모했다.

그는 성 소수자를 향한 이유 없는 혐오와 차별을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씨는 “‘나는 너와 같다.’ 이유 없는 차별은, 그 이유 없음에 의해 결국은 자신을 찌를 수밖에 없다”며 “증오할 자유를 부르짖는 사람들은 그 증오가 남을 죽이는 것을 넘어 결국 자기 자신까지 해할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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