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5일 밤 국회 인사청문회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 청문회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인사청문회장은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다.
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는 김 후보자의 미진한 자료 제출로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야당의 거듭된 자료제출 요구에 반발하던 김 후보자는 국민의힘 의원이 “갑시다”라고 말하자 짐을 챙겨 청문회장을 떠났다. 이에 청문회는 정회됐다가 속개됐으나, 김 후보자는 청문회장에 돌아오지 않았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장을 떠나기 직전 상황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주식 파킹’ 의혹, 배임 의혹 등에 대해 집중 질의하면서, 김 후보자의 미진한 자료제출에 대해 질타하는 하는 중이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저를 형사범으로 몰고 있지 않으냐?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고 받아쳤다.
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가위원장이 “도저히 감당 못 하시겠으면 사퇴하시라. 계속 증명 못 하시고 자료 제공 못 하시겠다고 하시면 그러라는 것이다. 자세를 그렇게 가지시면 안 된다는 얘기”라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퇴하라뇨”, “위원장이 할 얘기입니까”, “위원장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등 항의하며 권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후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김 후보자에게 다가가 “나갑시다”라고 하자, 김 후보자는 책상에 놓인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권 위원장이 “후보자 앉으세요”라며 저지했고, 문정복 민주당 의원 등이 회의장을 떠나려는 김 후보자를 가로막았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인사청문회가 아수라장으로 변해, 권 위원장이 밤 10시42분께 청문회를 정회했다가 약 한 시간 만에 속개했지만, 김 후보자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장에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남은 야당 의원들은 자정에 가까워지자 차수 변경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권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계획서 변경안을 상정해 통과시켰지만 자정이 지난 6일에도 김 후보자의 행방을 찾을 수는 없었다. 권 위원장은
“김 후보자의 행방을 알고자 황윤정 여가부 기획조정실장을 찾았는데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있다”며 “김 후보자가 다시 청문회에 참석해 주길 엄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권 위원장에게 6일 오전 청문회를 다시 열 것을 요청하며 새벽 1시께 청문회를 마쳤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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