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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값’은 떡에 대한 모욕

등록 2008-09-03 19:35

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매거진 esc] 요리 냠냠사전
〔명사〕곡식가루를 찌거나 익혀서 일정한 형태로 만든 음식. 떡은 아주 오래된 음식이다. 고조선이 망한 뒤 한나라가 만든 낙랑군 유적에 떡시루가 있었다고 한다. 떡감으로는 멥쌀·찹쌀을 비롯한 여러 잡곡과 잣·밤·대추 따위의 과일들, 쑥·취·호박·채소 등이 있으며 그 재료와 만드는 방법에 따라 분류하면 100가지도 넘는다.

⊙ 파생어 : 떡값. 주로 ‘뇌물’이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떡값을 건네다’라는 표현을 언론매체에서 흔히 보고 들을 수 있다. 왜 뇌물이 떡값이 된 것일까? 음식문화사가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음식전쟁 문화전쟁〉(사계절)을 보면, 한때 우리 사회에서 떡을 맞추는 데 쓰라는 떡값이 공공연하게 존재한 적이 있다. 추석과 설에 차리는 차례상에 제물을 올리라는 취지다. 3공화국 시절 공무원들은 실제로 제사를 잘 모시라는 명목으로 명절 때 ‘효도비’를 받았다고 한다. 이것을 일부 사람들이 떡값이라고 했다. 떡은 혼례나 이사 등의 경사에도 필요했다. 그래서 이때 같은 부서 동료들이 십시일반 부조해 “떡값으로 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케이크에 밀려 예전만큼 인기 있는 먹거리가 아닌데도 유독 ‘떡값을 주다’라는 부정적 표현에 쓰이는 것은 전통 음식인 떡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다. 올 추석엔 가족·친지들끼리 떡값을 주는 게 아니라 진짜 떡을 서로 주고받는 건 어떨까?

고나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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