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꼬시. 한겨레 자료사진
[매거진 esc] 요리 냠냠사전
세꼬시[명사] 생선 회 써는 기술의 하나로 뼈째 자르는 방법을 말한다. 뼈째 썬 뒤 얼음물에 씻어 수분을 제거해 먹는다. ‘세꼬시’가 생선의 새끼를 가리킨다는 속설은 옳지 않다. 병어·은어·전어 등 주로 작은 활어를 회 치는 데 이용된 탓에 생긴 오해인 듯.
◎ 관련어 : 전어. 크기가 작아 주로 세꼬시로 회 쳐 먹는다. 흥분 상태에서 밤을 꼬박 새 통독해야 제 맛인 책이 있는가 하면, 화장실에 두고 틈틈이 읽으며 마지막 장을 덮은 뒤 ‘어? 언제 다 읽었지?’ 하고 놀라게 되는 책이 따로 있다. 이처럼 방법과 내용물이 어울려야 하는 것은 생선회도 똑같다. 참치·방어 등은 각지게 썰기로 두껍게 썰어야 맛있다. 반면 흰 살 생선은 얇게 썰기로 회 쳐야 담백한 맛과 쫄깃한 질감을 살릴 수 있다. 세꼬시로 썬 전어는 ‘오도독’ 씹히는 질감이 재밌다. 그런가 하면 추석 때 손 하나 까딱 않는 남자들은 ‘지지고 볶아야’ 하는 게 남자 조리법 정석이다.
음식의 맛은 싱싱한 재료에 가장 크게 좌우되지만, 그 다음엔 그 재료를 어떻게 조리하느냐가 결정한다. 같은 식재료도 굽기·조리기·찌기·삶기·볶기 등 어떤 방법으로 조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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