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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상치 않은 엔진 사운드

등록 2008-11-19 20:21수정 2008-11-23 14:45

본격 스포츠카인 제네시스 쿠페. 김 기사와 이 기사는 의미 깊은 모델이라고 입을 모았다.
본격 스포츠카인 제네시스 쿠페. 김 기사와 이 기사는 의미 깊은 모델이라고 입을 모았다.
[매거진 esc] 제네시스 쿠페, 국내 최초 본격 스포츠카의 힘있는 출발을 알리다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가 안팎의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스쿠프, 티뷰론, 투스카니 등 ‘스포츠 루킹 카’의 산고 끝에 한국 최초의 뒷바퀴굴림형 스포츠카가 탄생한 것입니다. 자동차 전문지 의 김우성 편집장(대화명 김 기사)과 <모터 트렌드>의 이경섭 편집장(대화면 이 기사)이 메신저에서 만나 제네시스 쿠페의 품평회를 열었습니다.

김 기사: 좋은 차가 하나 나왔죠. 일단 가격대는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 보여요. 처음엔 ‘제네시스 쿠페’라고 해서, 꽤 비쌀 걸로 생각했거든요.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의 이름을 앞에 붙였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이 기사: 저는 모터쇼에서 보고 그렇게 비쌀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투스카니 고객을 염두에 두고 제네시스 비슷한 가격으로는 가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거든요. 여하튼 튜닝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근사한 베이스가 하나 생겨서 반가워요. 요즈음 벌써 튜닝한 사진들이 돌아다니더군요. 정말 근사하던데요.

무조건 불법 튜닝, 이제는 달라지길 기대해

김 기사: 베이스가 좋죠. 한국 현실이 안타까울 뿐…. 튜닝문화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자동차 출시 일년 전부터 관련 용품이 맛보기로 나오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튜닝이 법적으로 묶여 있으니…. 출력과 토크에 변동을 줄 수 있는 모든 변형장비는 불법이죠. 똑같은 뒷바퀴굴림 스포츠 쿠페인데도, 미국에서는 다양하게 튜닝되는 퍼포먼스카로 활용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스포츠 루킹 카(그 옛날 스쿠프 이후 줄기차게 불러온 지겨운 이름!)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


이 기사: 요란하게 튜닝한 차를 좋아하지 않지만, 까다로운 법규에 적용도 들쭉날쭉이니 ‘불법 양카’들만 양산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현대가 하면 된다’는 게 우리 실정이니, 달라지길 은근 기대해 봐야겠죠.^^

김 기사: 200터보가 판매 주력 기종이겠지만 그건 말 그대로 시장용일 테고, 고급형인 380GT는 칭찬받을 만하죠. 제대로 된 스포츠 쿠페예요.

이 기사: ‘200터보는 타보니 아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더군요. 380GT는 스포츠카형 최신 엔진인 람다가 들어갔어요. 엔진 사운드도 좋아요.

김 기사: 그리고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 브렘보 브레이크! 드디어 국산차도 잘 달리는 만큼 잘 서는 것도 중요하다는 진리를 깊이 깨달은 거죠.

이 기사: 하하… 그렇기도 하지만 셀링 포인트와 이미지 업그레이드용으로 채용한 면도 크죠. 브렘보는 음, 브레이크계의 루이뷔통 같은 거니까(비유가 좀 저렴하네요). 브렘보를 붙여 제네시스 쿠페의 가치가 상당 부분 올라가는 측면이 크니까요.

김 기사: 19인치 브리지스톤 포텐자 타이어도 정말로 제대로 들어갔죠.

이 기사: 제네시스 쿠페는 뒷모습이 참 좋아요. 옆모습도 멋지고. 그런데 앞모습은 너무 사납게 생겨서 외면하고 싶어지더라는. ㅋㅋ


(위) 제네시스 쿠페의 안 모습. 스포티한 디자인이 떨어진다는 평이 나왔다.<br>  (아래)운전석에 앉으면 손이 근질근질해지고 스포츠 본능이 살아나는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내장 디자인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위) 제네시스 쿠페의 안 모습. 스포티한 디자인이 떨어진다는 평이 나왔다.
(아래)운전석에 앉으면 손이 근질근질해지고 스포츠 본능이 살아나는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내장 디자인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뒤태는 근사한데 앞모습은 너무 사나워

김 기사: 라디에이터 그릴이 너무 작아서 그런 것 같아요. 퇴근길 서울 강변북로에서 달리는 제네시스 쿠페를 봤거든요. 우연히 마주치니 존재감이 미약했어요. 이런 성격의 차면, “야! 저기 봐!”라는 말이 튀어나와야 하는데.

이 기사: 그러게요. 좀더 파격적이어도 좋았을 텐데요. 티뷰론만 해도 당시엔 인상적인 디자인이었는데, 제네시스 쿠페는 살짝 아쉽지요. 하지만 자꾸 보면 괜찮아지더라고요.ㅎㅎ

김 기사: 며칠간 제네시스 쿠페 380GT로 출퇴근을 해봤는데, 새삼 다시 보이는 면이 있었어요. 기존 국산차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예사롭지 않은 엔진 사운드는 ‘사운드의 맛’을 살렸다는 느낌이 들었죠. 착석감이 편한 버킷시트도 일본·독일 쿠페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몸을 잘 잡아 줬죠. 폭발적인 순발력,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가속감, 절도 있는 몸놀림…. 차를 몰고 나니 디자인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컸어요. 내관도 좀더 스포티한 디자인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현대가 맘먹고 만든 스포츠 쿠페인데, 겉을 실컷 구경한 다음 운전석에 앉아 아반떼가 느껴지면 허무하잖아요?

이 기사: 왜요, 그게 어때서요? 신선하잖아요. 어차피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폼이 중요한 거고, 수수한 인테리어 덕분에 차값이 싸졌다면야 고마운 거죠. 좋게 좋게 생각하자구요.ㅎㅎ

김 기사: 물론 달리는 맛은 다르더라도 내관에서도 스포티한 맛이 좀더 강했으면 어땠을까요? 예컨대 아우디 TT 2.0 TFSI는 강력한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운전석에 앉으면 달리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해지거든요. 보기만 해도 스포츠 본능이 뭉실뭉실 일어나는 느낌이요. 그럼 실제 성능보다 더 스포티하게 느끼면서 운전하게 돼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할까. ‘스포츠카는 탁월한 성능이 아니라 들뜨는 마음 때문에 타는 거다’라는 말이 있죠.

이 기사: 현대차에 대해 가장 아쉬운 점이 매번 고만고만하고 잘 팔리는 모델만 계속 만든다는 것이었어요. 돈 되는 걸 만드는 게 메이커로서는 당연하겠지만,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 정도의 선도적 메이커는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모델을 진작 내놨어야 했어요. 닛산이나 미쓰비시에는 GTR나 랜서에볼루션 같은 이미지 리딩 모델이 있잖아요?

김 기사: 랜서에볼루션은 처음부터 격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제네시스 쿠페가 살짝 아쉽죠. 타고난 체질은 좋은데 듬직하진 않다고 할까. 그래도 이제 출발이니 위안 삼아야죠. 콘셉트는 좋아요. 뒷바퀴굴림에 크지 않은 사이즈, 투 도어 쿠페. 기본 출발을 잘 잡았어요.

스포츠카는 성능이 아니라 들뜨는 마음에 탄다

이 기사: 전체적으로 볼 때 절대 실망할 만큼은 아니죠. 물론 하드코어를 기대한 마니아들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김 기사: 네. 그동안 나온 스쿠프, 티뷰론, 투스카니는 스포츠카라고는 할 수 없었죠. 정확히는 스포티하게 보이는 쿠페, 즉 스포티 루킹 카였죠.

이 기사: 제네시스 쿠페가 최초의 본격적인 스포츠카라고 볼 수 있죠. 어쨌거나 의미 깊은 모델이고, 출발 역시 순조롭다고 봐요. 잘 팔릴 거예요.^^

김 기사: 스포츠카로 출발한 제네시스 쿠페의 뒤가 어떻게 이어져 나갈지 궁금하군요.

정리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사진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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