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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코로나19에 움츠러든 몸…‘방콕’ 운동으로 기름칠을!

등록 2020-02-27 11:52수정 2020-02-27 16:54

좋은 움직임의 전제 조건 관절 가동범위
LA 다저스, 시애틀 매리너스 선수들도 하는 운동
각 관절이 독립적으로 제대로 움직여야

‘관절’. 이 단어를 떠올리자마자 몸 어딘가가 뻐근하고 무딘 느낌이 든다. 미세먼지, 추위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움츠러든 몸은 더욱 쪼그라들 지경이다. 이제 기지개를 켜야 한다. 재난 속에서도 건강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굳은 몸을 털고 일어나야 한다. 당장 밖으로, 체육관으로 가 운동을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방 안에서 움츠러든 몸을 깨울 방법이 여기 있다.

카스(CARs·Controlled Articular Rotations). 생소한 운동이다. 우리말로 풀면 ‘제한된 관절 회전 움직임’이다. 카스는 미국에서 출발한 관절 가동성(움직임 범위) 개선 프로그램인 에프아르시(FRC·Functional Range Conditioning), 킨스트레치(Kinstretch) 시스템 속 하나의 ‘기술’이다. 킨스트레치 지도자인 김강민 트레이너는 “에프아르시나 킨스트레치는 모두 관절의 움직이는 범위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둔다. 관절의 기능 개선 시스템, 일종의 ‘관절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운동 전후로 몸풀기와 정리운동을 할 때 주요 부위의 관절 곳곳을 ‘휘휘’ 돌리곤 한다. ‘관절’만을 위한 운동이 꼭 필요한 걸까? 김강민 트레이너는 이렇게 설명한다. “유튜브에서 요리 만드는 법을 보면, 가장 먼저 하는 게 재료를 갖추는 거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운동하고 싶으면 그 운동에 필요한 만큼 관절이 잘 움직여야 하는데, 그것에 관해 잘 알지 못하면서 준비 안 된 상태로 운동한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거의 앉아서 지내기 때문에 하고 싶은 운동, 움직임을 할 만큼 관절을 움직이지 못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카스 등을 포함한 관절 운동이 필요하다.”

좋은 맨몸 근력 운동으로 꼽히는 ‘스쾃’을 보자. 이 동작 자체는 많은 현대인에게 필요한 운동이다. 그러나 김 트레이너는 묻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좋은 스쾃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발목과 엉덩이, 무릎 관절이 좋은 스쾃을 할 만큼 잘 움직일까?” 이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는 현대인은 많지 않다. 김강민 트레이너는 “누구나 다 유연한 관절을 갖고 태어났다. 점점 이 관절을 쓰지 않기에 기능이 퇴화한다. 이 관절들을 움직일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움직여줘야 기능을 유지하고 ‘기름칠’이 된다. 관절에 기름칠한다는 건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생리학적으로도 관절이 움직일 때 실제 윤활액이 분비된다”고 말했다.

카스(CARs)의 장점은 집에서도 누구나 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주의할 사항이 여러 가지 있다. 먼저 막무가내로 관절 여기저기를 ‘돌린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천천히, 깊은 호흡과 함께 움직임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관절을 ‘하나씩’ 움직이는 ‘독립 훈련’을 해야 한다. 손목 관절 운동을 하려는데 팔 전체를 돌려서는 안 되고, 엉덩이 관절을 움직이는데 몸통 전체를 돌려서는 안 된다. 몸을 움직일 때 관절을 하나만 움직이는 법은 없는데, 왜 이런 독립 훈련이 필요할까? 가동성(모빌리티)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전영수 트레이너는 “통합 관절의 움직임이 좋아지려면 개별 관절들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머리 위로 손을 올릴 때 원래는 날개뼈(견갑골)도 움직여야 하는데 움직이지 않으면 어깨 관절이 무리하게 일하게 되는 꼴이다. 예를 들면 5명이 일하는 팀이 있는데, 3명이 일하지 않으면 2명이 팀 전체의 일을 해야 한다. 이 경우 일하는 2명이 지치거나 다칠 수 있다. 몸도 마찬가지다.”

카스 같은 관절 운동에서 ‘독립’과 함께 중요한 열쇳말은 ‘최대 범위’이다. 전영수 트레이너는 “카스는 최대 가동범위에서 능동적으로 관절을 회전하는 것이다. 관절 움직임이 최대가 아닌 범위에 있을 때 신경은 제대로 자극을 받지 못한다. 이 자극을 통해 움직임 범위를 늘려가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각자 움직일 수 있는 범위의 끝에서 훈련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으악!”이라고 비명을 외치는 범위에서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전 트레이너는 “할 수 있는 최대 범위에서 통증이 느껴지면 안 된다. 통증을 기억시키는 훈련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스로 적절한 자극을 주면서 훈련을 하면 ‘내가 여기까지 움직일 수 있구나’하고 신경계가 인지하고, 이를 통해 내 관절의 가동범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카스는 어떤 운동을 하는 사람이건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운동으로 보인다. 킨스트레치 지도자 김강민 트레이너는 일반인과 지도자를 위한 킨스트레치 강습을 전국 곳곳에서 진행한다. 전영수 트레이너는 서울 마포구 파워존 합정에서 모빌리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관절 운동 수업을 듣기 어렵다면 동영상을 보면서 천천히 연습해보자. ‘아침 카스’(Morning CARs) 등의 영상이 유튜브 등에 올라와 있다. 전영수 트레이너는 “카스는 영상을 보고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나의 움직임을 촬영해보길 추천한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몸이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피드백을 스스로 줘야 관절의 가동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권한다. 영상도 귀찮은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전영수 트레이너가 ‘카스’의 주요 동작을 알려줬다. 삐걱거리는 관절에 기름칠하러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사진 속 동작을 천천히 따라 해 보자.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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