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물은 끊임없이 영화, 드라마, 만화, 소설 등으로 소비됐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대부분의 감정이 극적으로 표현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수술’이라는 소재는 드라마의 극적인 측면에서 만능의 해결사 즉, 치트키(게임을 유리하게 하려고 만든 문장이나 프로그램)라 할 수 있다. ‘생명’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수술을 통해 다루는 순간, 긴장감은 치솟는다. 이 때문에 수많은 의학물의 주인공은 외과의사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A.I. 닥터>는 다르다. 주인공은 내과의사이고, ‘진단’을 골자로 한 웹소설이다. 수술도 거의 하지 않고, 사랑 얘기도 없다. 하지만 긴장감이 가득하고 흡입력도 강해 연재 시작한 지 겨우 4개월 남짓인데, 벌써 500만 다운로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작품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현직 의사인 작가 ‘한산이가’가 그린 상상력에 있다.
‘알파고의 등장 이후로 개발 속도가 급물살을 타게 된 인공지능(AI)는 의료에서 어떻게 적용되는가?’, ‘과연 인공지능은 인간보다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을까?’ 등 여러 가지 궁금증을 의사의 입장에서 풀어냈다.
주인공 이수혁은 근무하는 태화대학교 병원 연구실에서 사고를 당한다. 태화대의 인공지능 프로젝트 바루다의 오작동으로 인한 폭발이다. 수혁은 머리를 다친다. 의식을 되찾은 수혁은 자신의 머릿속에 어떤 존재가 자리 잡은 것을 느낀다. 지금까지 읽고 공부한 모든 의학적 지식이 ‘데이터’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바루다가 머릿속에서 출력자 운운하며 수혁에게 말을 건넨다. “더 많은 데이터 입력을 요구합니다.”
유쾌한 인공지능과의 ‘티키타카’, 국내 최고 대학병원에서 펼쳐지는 주인공의 활약, 그의 색다른 행보 등 읽을수록 빠져든다. 새로운 의학물이 궁금하다면 <A.I. 닥터>를 펼치시길.
조현우 (웹소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