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풍사자'라 불리며 악명을 떨치던 무림 최고의 고수 네 명이 졸지에 여덟살 짜리 대사형을 얻게 되면서 시작되는 〈악인들의 대사형〉은 기본적으로 무협소설이 가지고 있는 통쾌함과 진지함보다는 유쾌함과 따뜻함에 방점을 찍고 있다.
무림 초고수들이 한 데 모여 난데없이 생긴 어린이를 데리고 아웅다웅하며 사는 모습은 뭐랄까, 만화 〈드래곤볼〉의 에필로그 같은 느낌이라 할 만하다. 전 우주적 악당들을 모두 물리치고 난 뒤, 지구의 작은 동네에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며 아웅다웅하는 손오공과 베지터들의 일상을 쭉 보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이 소설이 아주 잘 맞을 것 같다.
너무나도 선한 대사형의 명령에 따라 이들은 악행을 그만두고, 술을 빚으며 생활을 이어 나간다. 그러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들은 단순한 에필로그 식 내용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 매력이 있다. 혈풍사자 넷과 대사형 한 명, 다섯이 모여 사는 이들의 집에 눈치 없이 그들의 집에 쳐들어 왔다가 혼쭐이 나는 무림인들의 모습에 속 시원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주류에서 벗어난 소외된 무림인들이 하나둘 이 집에 눌러앉으면서 제자 또는 식객으로 가족 같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흥미롭다. 음성원(웹소설 마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