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인구가 늘면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가만히 바라보며 멍을 때리는 ‘불멍’이 한참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제는 날씨가 따듯해짐에 따라 뜨거운 불멍 보다는 시원한 ‘물멍’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장작불이 타오르는 모습 대신 시원한 물소리와 물고기의 움직임을 즐기는 것.
오직 물멍을 위한 채널 ‘MulMung’(물멍)은 작은 테라리엄 어항부터 커다란 수족관까지 다양한 물고기와 수초를 가꾸고 돌보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은 수반에 싱그러운 초록빛의 워터 코인을 띄우기만 해도 보는 눈이 시원해지고, 그 사이로 색색이 예쁜 물고기들이 분주히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남미 열대어인 알텀 엔젤을 위한 어항 꾸미기는 좀 더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먼저 사슴뿔처럼 멋지게 자란 유목을 정성스럽게 다듬고 어항 안에 적절히 배치하여 전체적인 조형미를 만든다. 유목은 강바닥 등에서 채취하거나 주워 온 죽은 나무로 수조 조경에 많이 쓰인다. 조심스럽게 모래를 붓고, 물을 갈색으로 바꾸면서 열대어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아몬드 잎을 넣어 장식한다. 섬세한 손끝을 따라 쪼르르 물 흐르는 소리와 사각사각 모래 소리를 듣다 보면, 기분이 차분해지며 힐링을 얻는다. 물맞댐(물고기가 적응하기 쉽도록 온도와 수질을 맞추는 일)까지 끝나고 나면 마침내 물고기들이 이사를 오고, 마치 남미의 강바닥을 유영하는 열대어들을 보고 있는 듯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진다. 최고운(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