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호러, 오컬트…. 로맨스와 판타지가 중심인 웹소설 시장에서 앞서 언급한 장르물은 소위 ‘비주류’로 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장르가 게임 판타지 설정과 함께 기막히게 버무려진 웹소설이 있다. 바로 오직재미 작가의 웹소설 <괴담 동아리>다.
평범한 고등학생인 주인공 이준은 입학식 날 친구들과 함께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는다. 기적처럼 깨어난 그의 눈앞에는 ‘체크 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로딩 중’이라는 알 수 없는 글이 뜬다. 낯선 시스템이 제멋대로 작동하는 학교에서 주인공은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학교 괴담을 해결하며 비밀 조직의 실체에 다가가게 된다.
하지만 장르적 긴장감과는 별개로 독자들은 등장인물들을 몹시 사랑스러운 존재로 여긴다. 그도 그럴 것이, 여느 먼치킨물(강력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가 나오는 소설류)과는 달리 주인공과 동아리 친구들은 각자 지닌 미미한 능력치(이를테면 귀신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는 담력)를 탈탈 끌어모아 퀘스트를 해결해 나가기 때문이다.
‘10대끼리 모여서 무서운 사건을 해결하고 다니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다 읽고 나니 더 즐길 게 없어서 직접 쓰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이 인상 깊다.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치밀한 설정, 웹소설 특유의 호흡을 극대화한 구성, 적재적소에 들어가는 삽화 등 이 작품은 장르적 제약을 넘어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다양한 요소로 가득하다. 2020년 4월부터 연재 중인 <괴담 동아리>는 35만명의 독자와 함께 여전히 ‘비주류의 한계를 깨나가는’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중이다.
이수현(웹소설 엠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