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엔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으나 후대에 오랫동안 사랑받는 예술가들이 있다. 그런 예술가들이 21세기 현재에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미치광이로 죽어야 했던’ 반 고흐를 21세기 대한민국으로 소환한 웹소설이 있다. 올해 10월부터 연재를 시작한 우진 작가의 <다시 태어난 반 고흐>다.
죽은 날로부터 137년 후, 반 고흐는 저명한 미술가의 손자이자 10살의 소년 ‘고훈’의 몸에서 깨어난다. 정체를 밝혀야겠다는 고민도 잠시, 이전 생에서 누리지 못한 풍요로움을 마음껏 누리며 자신의 가장 큰 조력자인 할아버지와 함께 일찌감치 주목받게 된다.
자신의 작품이 후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을 확인하고 자존감을 되찾은 어린 반 고흐 ‘고훈’. 때로는 자신을 동경하면서도 질투하는 예술가의 욕망을 이용하기도 하고, 자신이 죽은 뒤에 세상에 태어난 그림들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하면서 소년은 성공한 예술가로 사는 삶, 예견된 해피엔딩을 향해 나아간다. 무엇보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고흐의 그림들과 정보는 여느 웹소설 삽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시대를 불문하고 끝끝내 빛을 보지 못한 천재형 캐릭터는 우리에게 긴 여운과 안타까움을 주곤 한다. 하지만 작가가 건져낸 기발한 상상력 덕분에 우리는 과거가 아닌 현재에서 위대한 예술가의 성장을 함께하며 뜨거운 위안을 얻는다.
이수현(웹소설 엠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