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어딘가 있을 법한 세계, 그곳에선 내가 원하는 시점의 미래를 사진으로 인화해주는 회사가 있다면? 미래 사진을 찍을 기회는 인생의 단 한 번. 어떤 부모는 자식의 장래를 위해, 다른 이는 혹시 있을지 모를 삶의 위기를 감지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데…. 웹 소설 <블랙아웃> 얘기다. 소설에서 미래 사진이 까맣게 나오는 ‘블랙아웃’ 현상은 모두가 두려워하는 일이다. 사진 속 인물의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래발전공사 인화팀 소속 흙수저 신입사원 윤시우는 어느 날 여자친구의 블랙아웃 사진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때마침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회사 파견직을 제안받는데, 여자친구의 죽음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수락한다. 그는 여분의 인화지를 받아내 다가올 미래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권혁진 작가의 <블랙아웃>은 웹소설에서 보기 드문 ‘정통파 장르물’이다. 주인공의 초능력 혹은 타입 슬립 같은 설정 없이도 아슬아슬한 위기에서 단서를 찾아내 비밀의 실체에 다가간다. 또한 평균 100화가 넘는 웹소설과는 달리, 30화라는 짧은 분량에도 극적 긴장감이 몰아치는데, 이는 마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만족감을 준다. 예측하기 힘든 2020년을 보낸 우리에게 <블랙아웃>은 또 다른 현실을 상상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김수현(웹소설 엠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