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집을 끌고 3년 동안 전 세계 곳곳을 누빈 남자가 있다. 뉴질랜드, 프랑스, 캐나다, 미국, 일본 등을 돌며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제작한 작은 집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집에 담긴 이야기와 행복한 일상을 구경했고, 그의 아내는 이 과정을 찍어 영상으로 만들었다. 어떤 이는 33㎡(10평)이 넘지 않는 컨테이너를 개조해서 복층 구조의 원룸을 만들었고, 캠핑카를 주택으로 개조한 이도 있다. 몽골 유목민들이 거주하는 이동식 천막집 게르처럼 생겼지만 안은 모던하게 꾸민 집, 반려동물과 아이들에게 넓은 마당을 내어주고 실내는 효율적으로 작게 나눈 집, 출장이 잦아 월세가 아까운 맞벌이 부부에게 딱 맞게 작고 예쁘게 지은 집 등 각자가 원하는 삶의 방식에 따라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펼쳐진다.
개성 만점 작은 집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투리 공간을 수납공간으로 야무지게 활용하고 풍경이 잘 보이도록 창을 크게 내어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리빙 빅 인 어 타이니 하우스’ 채널을 운영하는 부부는 작은 집을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바퀴 달린 집을 만들어 현재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한 대지 넓은 집 마당에 월세 대신 주차비를 내고 살고 있다. 이 이동식 집을 만드는 데 우리 돈으로 약 8000만원 정도가 들었다고 하는데, 오클랜드 도심 평균 집값은 약 8억원 정도라고 한다. 한국과는 환경이 다른 나라지만, 대출금에 허덕이던 삶을 정리하고 작은 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의 인생 철학을 듣다 보면 주거에 대한 생각을 돌아보게 된다.
최고운(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