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웹툰은 일부 화제가 된 작품들이 있음에도 이도 저도 아니게 된 경우가 많다. 지역 홍보라는 목적에 맞춰 정보를 욱여넣어야 하는 한계와 낮은 대중성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근래 약간 주춤한 상태인데, 이 와중에 지자체 웹툰을 새로 내놓는다고 나선 곳이 있다. 바로 제천시다.
제천시가 지난달 26일자로 인스타그램 제천시청 계정(@healing.jecheon)에 올리기 시작한 <제제와 천천이의 소소한 식탁>(줄이면 <제천소식>)은 제제와 천천이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다는 콘셉트이다. 냉정하게 보자면 그림 솜씨가 아주 빼어난 건 아니지만, 제천시 홍보기획팀 공무원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짜고 그려 올린다는 점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문자 그대로 지역 일꾼들이 인스타툰 형태로 직접 전하는 지역 이야기란 점에서도 주목해볼 만하다. 어쩌면 제천만이 아니라 앞으로 지자체 웹툰이 갈 방향을 제시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이게 홍보팀의 업무 중 하나라서 시 차원에서 제작비를 따로 책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 고위직들이 이런 만화를 ‘직원의 업무 능력을 이용한 돈 안 드는 홍보거리’로 생각하기보다 ‘만화를 어떻게 잘 활용하는 게 좋을까’를 고민하면 좀 더 나은 결과물을 낳을 수 있을 터다. 기왕이면 넉넉한 보너스와 함께.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