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물은 누구라도 좀비가 될 수 있을 극한 상황에서 인간들 각자가 드러내는 심리의 밑바닥과 문제 극복 의지, 그리고 좀비를 처치하는 액션을 주요 볼거리로 삼는 장르다. 모코넛 작가의 〈미시령〉은 그런 좀비물 장르의 익숙한 요소들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도, 좀비를 단지 공포의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사건의 원인과 해결 방법에 접근해 들어가는 스릴러 전개의 주요 요소로 채택하고 있는 작품이다. 〈미시령〉은 좀비라는 재난이 누구의 손으로 왜 일어났는지와 주인공들이 이에 어떻게 얽혀 있는지 등을 좇는 과정을 화끈하게 몰아치는 전개보다는 긴 호흡으로 보여준다. 사건의 본질과 배후를 향해 비교적 차근차근 따라오게끔 유도하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이 작품이 독특한 까닭은 좀비와 스릴러라는 장르를 우리네 공간과 소품을 통해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된 공간 배경이 제목에서도 나오듯 미시령 고개 일대이며, 주인공들은 무기로 국궁을 활용한다. 특히 활은 작중 설정상 미성년자에게도 소지와 휴대에 허가가 따로 필요치 않으면서 수련에 따라 막강한 위력을 보일 수 있는 적당한 무기로서 주인공들에게 안배된 것이다. 덕분에 〈미시령〉은 좀비를 상대하는 일련의 작품 사이에서 독특함으로는 수위에 꼽힐 만한 액션씬을 보여주고 있다.
서찬휘(만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