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에 지칠 때면 품 넓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지만, 그럴 만한 사람이 없다. 모두가 똑똑하고 잘난 세상, 누구에게 기댈 것인가.
〈천화서고 대공자〉에는 그런 사람이 있다. 세상이 뒤흔들릴 만한 엄청난 일이 벌어져도 대수롭지 않은 듯 해결해 주는 이, 투정을 부려도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사람이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소설은 천하제일의 무공으로 무림맹을 이끌던 노년의 후공이, 자살하고 싶어하는 병약한 천재 젊은이와 몸이 뒤바뀌면서 시작된다. 새로운 후공은 무림맹주로서 살아 온 오랜 연륜과 최강의 무공에 더해, 새 육신이 가지고 있던 천재적 두뇌까지 얻으며 그야말로 신과 같은 존재가 된다.
이 놀라운 인간이 그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희희낙락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인공 후공은 수많은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치 손오공을 손바닥 위에 올려둔 부처님처럼 세상의 큰 그림을 관조한다. 대수롭지 않게 해답을 툭툭 던져주며 주변 인물들을 감싼다. 반면, 주변 인물들은 현실에서 충분히 찾아볼 만한 사람들로 그려진다. 때문에 소설을 읽다 보면, 오히려 주변인물들의 감정에 몰입해 마치 주인공 후공에게 위로를 받는 듯한 느낌을 얻게 된다. 리뷰에 “힐링을 받는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는 등의 댓글이 붙는 이유다. 음성원 (웹소설 마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