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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초례청 앞 맞절’

등록 2009-08-06 23:17

진화하는 ‘초례청 앞 맞절’
진화하는 ‘초례청 앞 맞절’
[뉴스 쏙] 호기심 플러스
전통혼례 10년전보다 70%↑
재혼·국제결혼 늘고 고급화




민속촌에서나 볼 법한 전통 혼례가 소리소문 없이 늘어나고 있다. 업계 추정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연간 전통 혼례 건수가 60~70% 늘어났다. 전통 혼례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전통 혼례식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에서만 10여년 전에 견줘 40~50% 증가했다.

1960년대 이후 50년 가까이 서양식 결혼에 밀려났던 전통 혼례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까닭은 뭘까? 업계에선 우선 국제결혼의 증가를 이유로 꼽았다. 국제결혼은 국내외에서 한 차례씩 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에선 대부분 전통 혼례 방식을 따른다고 한다.

전통 혼례 전문업체인 우리옛멋 진선광 대표는 “국제결혼 중에서도 선진국 배우자와 결혼하는 경우에는 외국에서 서양식으로 한 번 하고 다시 국내에서 전통 방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통 혼례의 20~30%는 국제결혼”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결혼 중 70% 정도를 차지하는 한국 남성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여성과의 결혼이 대부분 농촌에서 이뤄지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전통 혼례로 치러진다.

연간 국제결혼 건수는 2008년 3만6204건으로, 정점을 찍었던 2005년 4만2356건에 비해 14.5% 감소했지만, 2000년 1만1605건에 견주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상태다. 2000년 이후 2008년까지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은 6945건에서 2만8163건으로 3배 이상 늘었고, 한국 여성과 외국인 남성의 결혼도 4660건에서 8041건으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전통 혼례가 늘어나는 또다른 원인은 전체 결혼과 초혼은 감소하는 반면 재혼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재혼의 경우는 이미 한 차례 서양식 결혼을 경험했고 초혼과 달리 하객을 초청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점 때문에 전통 혼례를 선호한다고 한다. 전통 혼례로 재혼한 한 남성은 “두 번째 하는 결혼이라 주변에 청첩장을 돌리기도 불편하고 넓은 예식장을 하객으로 채우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가까운 친지들만 불러 조용하고 조촐하게 전통 혼례를 치렀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체 결혼 건수는 1999년 36만407건에서, 쌍춘년과 황금돼지해였던 2006, 2007년만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2008년 32만7715건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재혼 건수는 1999년 6만3259건에서 2008년 7만7898건으로 늘어났다. 1999년엔 결혼 6쌍 중 1쌍이 재혼이었다면, 지난해엔 결혼 4쌍 중 1쌍꼴로 재혼이었던 셈이다.

이 밖에 인구 고령화에 따라 결혼 60돌을 기념하는 회혼례, 결혼 50돌인 금혼식을 비롯해 회갑연이나 고희연 등도 전통 혼례 방식으로 치러지는 경우가 많다.

전통 혼례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통 혼례도 다양하게 특화되는 추세다. 무엇보다 고급화가 눈에 띈다. 전통 혼례식장을 갖춘 삼청각이나 신라호텔 등은 전통 혼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궁중 혼례 등으로 고급화·특화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 혼례에 궁중의식까지 적용하면서 고급 경쟁이 이뤄지는 것은, 서양식 결혼에 비해 전통 혼례의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전통 혼례 전문업체 관계자는 “서양식이나 전통 혼례나 들어가는 비용은 비슷한데, 소요되는 인력은 서양식의 경우 주례가 거의 전부인 반면 전통식은 행사를 진행하는 인력이 많아 수익성이 떨어져,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고급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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