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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희생된 아버지 기일에…사사키, 강속구로 국제 무대 ‘데뷔’

등록 2023-03-11 21:31수정 2023-03-11 21:49

2023 WBC B조 조별리그 일본-체코 전
동일본 지진으로 아버지 잃은 사사키
국제 무대 첫 데뷔전서 3⅔이닝 8K 비자책
일본 사사키 로키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체코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일본 사사키 로키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체코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도쿄/AP 연합뉴스

2011년 3월11일. 일본 도후쿠(동북부)에 큰 지진이 일어났다. 사상자만 2만명이 넘었다.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 마린스)도 그때 “캐치볼로 야구의 즐거움을 알려줬던” 아버지를 잃었다. 당시 사사키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어린 나이에 큰 일을 겪었지만 사사키는 마음을 다잡았다. 폐허가 된 고향을 떠나 인근 도시로 옮겨 야구를 이어갔고, 중학교 시절부터 시속 140㎞의 빠른 공을 던져 일본 야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오후나토고교 1학년 때 이미 시속 160㎞의 공을 뿌렸고 3학년 때 시속 163㎞의 공을 포수 미트에 꽂아넣었다. 사사키의 소원은 단 하나였다. “프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야구를 가르쳐준 하늘의 아버지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뒤를 잇는 괴물 투수로 평가받는 사사키는 2020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의 길로 들어섰다. 다른 3개 팀과 경쟁 끝에 사사키를 품은 지바 롯데는 사사키를 두고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당시 10대의 사사키는 육체적으로 성장 과정에 있었기 때문. 김성근 전 에스케이(SK), 한화 감독은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키 190㎝의 사사키는 팔 스피드가 빠른데 그 스피드로 던지면 팔이 못 견딘다. 빠른 스피드를 견딜 수 있는 팔 근육을 2년간 만들어 왔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구단의 배려 속에 몸을 다진 사사키는 지난 시즌 만개했다. 평균 구속 시속 160㎞ 속구와 시속 150㎞의 포크볼을 앞세워 일본리그(NPB) 최연소 퍼펙트 투구 등 52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17⅓이닝 퍼펙트 투구)하면서 괴물 본능을 뽐냈다. 시즌 성적은 20경기 등판 9승4패 평균 자책점 2.02. 지바 롯데 감독은 강속구를 던지는 그의 어깨 보호를 위해 사사키를 1주일에 한 번 정도만 마운드에 올렸다.

사사키는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체코와 경기에서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3⅔이닝 2피안타 3사사구 8탈삼진 1실점(비자책). 투구수 제한(65개) 때문에 더 던지지는 못했다. 실점은 야수 실책으로 1회초 내줬다. 최고 구속은 시속 164㎞가 찍혔다. 수시로 시속 160㎞ 이상의 강속구를 던져 도쿄돔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사사키의 등판이 더 특별했던 점은 이날이 아버지 기일 12주기였기 때문이다. 도쿄는 사사키에게 잊지 못할 곳인데 대지진 전 아버지와 함께 마지막으로 가족 여행을 했던 곳이 도쿄 디즈니랜드였다. 대지진으로 잃은 아버지를 가슴에 품고 100마일의 구속을 뽐내며 성인 대표팀 신고식을 강렬하게 마친 사사키였다.

도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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