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초이’ 최희섭(28·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은 10일 기아와 총 15억5000만원에 입단계약을 했다.
오늘 귀국…15억5천만원에 기아입단
“승엽이형 최다 홈런에 도전하고 싶어”
“승엽이형 최다 홈런에 도전하고 싶어”
1999년 2월. 한국인 타자가 메이저리그로 건너갔다. 신체적 열세 때문에 감히 생각지도 못했던 메이저리그였다. 하지만, 그는 계약금 120만달러를 받고 당당히 시카고 커브스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 한국인 타자 1호의 탄생이었다.
마이너리그 수업을 거쳐 그는 2002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큰 키(1m95)에서 뿜어져 나오는 호쾌한 스윙은 늘 팬 가슴을 설레게 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를 상대로 한 3연타석 홈런(2005년)은 기적에 가까웠다. 수비 도중 투수와 부딪혀 넘어져 그라운드 위에서 의식을 잃었을 때(2003년)는 온 국민이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카고 커브스-플로리다 말린스-엘에이 다저스-탬파베이 데블레이스로 적을 옮기면서 메이저리그에 설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다. 2007년 5월. 그가 먼 길을 돌아 8년 만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빅초이’ 최희섭(28·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은 10일 기아와 총 15억5000만원(계약금 8억원·연봉 3억원·옵션 4억원)에 입단계약을 했다. 기아는 지난 3월30일 최희섭을 우선 지명한 뒤, 계속 협상을 진행해 오다가 1일 정재공 단장과 조찬관 전력분석팀장이 미국 LA로 건너가 최희섭과 최종담판을 지었다. 논란이 됐던 이적료는 최희섭이 탬파베이에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풀려난 것으로 확인돼 지불하지 않았다.
최희섭은 계약 후 “고향팀 기아로 가게 돼 기분이 매우 좋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기아에서 이루고 싶다”면서 “우선 10년 동안 우승을 이루지 못한 기아의 10번째 우승을 일구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이승엽 선배가 가지고 있는 국내 최다홈런(56개)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는 입단소감을 밝혔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총 363경기에 출장, 홈런 40개 등 타율 0.240(915타수 220안타) 120타점 130득점. 최희섭은 미국과 일본야구를 통틀어 해외에서 뛰다 국내에 복귀한 17번째 선수가 됐다.
한국팬을 울고 울렸던 최희섭의 국내 복귀로 올 시즌 400만 관중을 목표로 하는 한국야구는 흥행몰이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기아 전력도 상당히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노준 〈SBS〉 해설위원은 “확실히 기아 전력에 플러스가 될 것이고, 흥행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포지션이 겹치는 문제가 있지만, 한국투수 성향만 잘 파악하면 최희섭은 올해 남은 경기서 25~30개 홈런 정도는 가뿐히 때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SBS〉 등 공중파는 벌써부터 최희섭 출장경기를 생중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최희섭은 정재공 단장과 11일 오후 5시30분 귀국해 입단식을 갖는다. 2개월여 팀 훈련을 하지 못해 한동안은 2군에 머물며 컨디션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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