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기자
김양희 기자의 맛있는 야구 /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이 아우성이다. 전면드래프트제 시행으로 연고지 관계없이 유망주를 뽑을 기회가 생겼지만 마땅한 선수가 없단다. 내년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스카우트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야구 유망주들은 어디로 갔을까. 누구는 “1가구 1자녀 시대에 자녀를 운동시키는 부모가 옛날보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골프를 시키려는 부모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왜일까. 골프는 프로가 못돼도 티칭프로라도 될 수 있다. 결국 밥벌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있었던 2009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대상 선수 750명 가운데 8.6%인 65명만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나머지는 대학에 진학했거나 무직자로 남았다. 대학 2학년 때 야구를 그만둔 장아무개씨는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친구들 대부분은 1~2년 동안 놀다가 군대를 다녀온 뒤 자동차 딜러 등 야구와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다”며 “아마추어 지도자는 대부분 프로에서 뛰었던 사람들 몫이고, 일부 학교는 지도자 선출 때 ‘프로 입단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우기도 한다”고 했다. 좁은 취업률을 뚫었다고 탄탄대로는 아니다. 선택된 선수들 중 60~70%는 3~4년 안에 프로유니폼을 벗는다. 2005년 1·2차 지명선수는 67명이었지만, 지금껏 프로구단에 적을 두고 있는 선수는 24명뿐이다. 나머지는 20대 중·후반 나이에 오갈 데 없는 실업자로 전락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프로야구 외에 실업야구가 있었다. 한 때는 팀이 14개나 됐지만, 지금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프로야구 외에는 ‘야구선수’를 직업으로 갖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야구 육성만 부르짖는다고 부모들이 금지옥엽 자식에게 야구를 시킬까. 이번 주말 사상 처음으로 실업야구 트라이아웃이 열린다. 강승규 대한야구협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직장인 야구팀들 가운데 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팀을 조사중이며, 내년부터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미래가 조금이라도 보장돼야 야구 지망생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김양희 기자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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