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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스타] 니스텔로이, 먹잇감 안놓치는 골문앞 맹수

등록 2006-04-20 18:46수정 2006-05-25 10:05

30대에 월드컵에 첫 출전하는 네델란드 대표팀의 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
30대에 월드컵에 첫 출전하는 네델란드 대표팀의 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
[테마로 보는 월드컵스타] ① 30대에 첫 출전 뤼트 판 니스텔로이
20년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맡고 있는 앨릭스 퍼거슨이 현란한 수식어까지 써가며 한 선수를 칭찬한다. “그는 유럽에서 최고의 선수다. 우리 팀에 합류한 뒤 그가 세운 기록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반대로,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인 파트리크 비에라(유벤투스)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 선수를 노골적으로 성토한다. “잉글랜드 아스널 시절, 우린 그를 미워했다. 교묘하고 정말 역겨운 놈이다.”

감독은 찬사를 보내지만 그라운드에서 만나는 적은 더없이 껄끄러워 극단적인 불만을 토해내는 선수. 그는 박지성과 한국음식을 함께 먹을 정도로 절친해 국내팬들에게 더욱 친숙해진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의 최전방 공격수 뤼트 판 니스텔로이(30)다.

니스텔로이는 박지성 부모를 처음 봤을 때 먼저 다가와 “잘하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안심시킬 만큼 다정다감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먹잇감을 놓치지 않는 맹수와도 같다. ‘원톱의 교과서’로도 불리며, 문전에서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킥능력을 앞세워 탁월한 골감각을 과시한다. 2선까지 내려와 수비를 거드는 등 활동 폭이 넓고, 상대수비의 뒷공간으로 돌아가는 움직임과 패스, 드리블 능력도 뛰어나다. 유소년 시절 스위퍼를 본 경험은 그에게 폭넓은 시야까지 안겼다.

그의 소속팀 맨유는 홈페이지를 통해 “그보다 더 천부적인 골잡이를 보기 힘들다”는 극찬을 늘어놓고 있다. 왜 맨유가 네덜란드에서 건너온 이방인에게 칭찬의 수위를 이토록 높였을까. 2001년 당시 잉글랜드 축구 사상 최고 이적료인 1900만파운드(322억원)를 받고 맨유로 이적한 그는 데뷔 첫해에 무려 21골을 넣으며 퍼거슨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2002~2003 시즌에는 25골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부상으로 신음한 지난해만 빼고 2005~2006 시즌까지 매년 20차례 이상 골네트를 흔들었다. 맨유에서 5년 동안 넣은 그의 150골은 현재 팀내 최고기록이다.

1998 프랑스대회때 베르캄프 등에 밀리고
2002 한-일 월드컵선 네덜란드 예선 탈락
이번 대회 예선 10경기 7골 폭발 한풀이


그러나 세계적인 명문클럽에서 뛰는 니스텔로이에게도 아킬레스건이 있다. 축구선수들의 꿈이라는 월드컵 본선무대 출전이 한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1993년 네덜란드 2부리그 FC덴보시를 통해 프로선수가 된 그는 98년 11월18일 독일전을 통해 국가대표 경기를 처음 치렀다. 반 호이동크, 데니스 베르캄프 등이 장악한 공격라인에 끼지 못한 그에게 98 프랑스월드컵은 남의 잔치일 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페에스베(PSV)에인트호번 시절인 1998~1999 시즌 네덜란드 프로축구 1부리그 에레디비지에서 31골을 넣으며 득점왕과 네덜란드 최우수선수에 오른 뒤, 다음 시즌에도 29골을 터뜨리며 ‘왜 나를 대표팀에 뽑아야 하는지’를 팬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유럽 국가대항전인 유로 2000를 앞두고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해 또다시 대표팀 제외의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리고 2002 한-일월드컵 때는 네덜란드가 아예 유럽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또다시 월드컵과의 인연을 맺지 못했다.

[월드컵스타] 니스텔로이, 먹잇감 안놓치는 골문앞 맹수
[월드컵스타] 니스텔로이, 먹잇감 안놓치는 골문앞 맹수

하지만 니스텔로이는 2006 독일월드컵 유럽예선 1조에서 10경기 7골을 작렬시켜 오렌지군단의 무패행진(10승2무)을 이끌며 지독했던 월드컵과의 한을 풀어버렸다. 네덜란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몬테네그와 함께 이른바 ‘죽음의 조’인 C조에 묶였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틈바구니에서도 네덜란드의 강력한 저항을 점치는 것은 바로 니스텔로이의 존재감 때문이다. 그는 A매치 49경기에 출장해 무려 25골을 기록 중이다.

“꿈에 그리던 월드컵이 30살의 나이에 나에게 왔다”는 니스텔로이. ‘서른잔치’인 독일월드컵에서 그가 한번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오렌지군단에 우승트로피까지 안길지 그의 발끝에 시선이 모아진다.

우크라이나의 ‘안드레이 세프첸코’와 체코의 ‘파벨 네드베트’
우크라이나의 ‘안드레이 세프첸코’와 체코의 ‘파벨 네드베트’

■그밖의 늦깎이 첫선 스타들… ‘득점기계’ 셰프첸코 등 반란 예고

무릎 부상으로 2006 독일월드컵 본선 출전 꿈이 좌절된 이동국(포항 스틸러스). 땅을 치며 통곡할 일이지만 그의 나이는 27살에 불과하다. 눈을 돌리면 이동국보다 나이가 많지만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하는 세계적인 스타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네덜란드의 뤼트 판 니스텔로이(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외에도 체코의 파벨 네드베트(33·유벤투스), 우크라이나의 안드레이 세프첸코(30·AC밀란), 이탈리아의 루카 토니(30·피오렌티나) 등이 월드컵에 첫 출전하는 선수들이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멈추지 않는 심장’으로 통하는 네드베트는 체코가 1998 프랑스월드컵, 2002 한-일월드컵 때 모두 지역예선에서 탈락해 별들의 무대에서 서지 못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4회, 코파 이탈리아 우승 1회, 유럽축구연맹(UEFA) 컵위너스컵 우승 1회, 2003년 프랑스 풋볼지 선정 ‘올해의 유럽 선수’ 등의 화려한 경력을 지녔지만 월드컵만은 그를 비켜갔다. 노르웨이와의 2006년 독일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한 뒤 월드컵 출전의 꿈을 이룬 그는 무릎을 꿇고 두손을 하늘로 치켜 올렸다.

‘득점기계’ 세브첸코가 ‘비운의 사나이’라는 달갑지않은 별칭을 가진 것도 월드컵 출전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데뷔 해인 1999~2000 시즌 득점왕과 신인상을 휩쓴 바 있는 그는 결국 우크라이나의 첫 월드컵 진출을 이뤄냈다. 동시에 “월드컵에 나가지 않으면 내 축구인생도 완벽하지 않다”던 자신의 묵은 한도 털어냈다.

현재 28골로 이번 시즌 세리에A 득점왕을 찜한 루카 토니는 ‘늦깍이 스타‘. 독일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이탈리아의 최전방공격수로 나선 그는 뒤늦게 빛을 본 ‘대기만성형 스타’의 반란을 예고하고 있다.

잉글랜드의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26·리버풀)도 2002 한-일 월드컵 때 막판 부상으로 제외된 아픔을 곱씹고 축구종가의 자존심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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