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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고독한 ‘절대권력’

등록 2006-05-24 19:15수정 2006-05-25 10:21

스콜라리, 에릭손, 클린스만, 파레이라 (왼쪽부터)
스콜라리, 에릭손, 클린스만, 파레이라 (왼쪽부터)
[테마로 보는 월드컵스타] ⑦ 최고명장 반열에는 누가?

월드컵 축구경기는 선수와 서포터스를 긴장과 초조 속으로 몰아 넣는다. 하지만 가장 피가 마르는 사람은 역시 감독들이다. 이겼을 때 이들에게 돌아오는 영광이 1이라면, 졌을 때의 비난과 책임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때문에 일부 감독들은 벤치에서 줄담배를 피워대고, 머리를 쥐어뜯는다. 또 애써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냉정파도 있다. 페널티킥을 쳐다보지 못하고 돌아서는 ‘새가슴’이나, 2002 한-일월드컵 때의 지오반니 트라파토니 이탈리아 감독처럼 불만스런 심판의 판정에 물병을 걷어차는 다혈질도 있다. 행동은 다르지만, 영광을 얻고 좌절을 피하려는 목적은 동일하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남들은 한번도 하기 어려운 2회 우승에 도전하는 감독이 2명이나 있다. 모두 브라질 사람이다.

스콜라리·파레이라 첫 ‘2번 우승’ 넘봐
‘스타출신’ 클린스만·판 바스턴도 출사표


4년 전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의 5번째 우승을 이끌었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이번엔 포르투갈 감독으로 변신해 2연속 챔피언에 도전한다. ‘승리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스콜라리 감독은 강한 의지와 불타는 승부욕, 투철한 규율로 유명하다. 그는 2002 한-일월드컵을 1년 앞두고 예선탈락 위기에 몰린 브라질팀의 지휘봉을 마리우 자갈로 감독으로부터 넘겨받았다. 즉각 엄격한 규율로 전세를 가다듬어 본선 진출은 물론, 우승까지 끌어냈다. 극성팬들의 요구에도 팀의 안정을 위해 말썽꾸러기 호마리우를 끝내 제외시킨 것은 널리 알려진 일화다.

최근 스콜라리 감독의 진가가 가장 잘 나타난 경기는 포르투갈과 잉글랜드의 유로 2004 4강전. 그는 0-1로 지고 있던 후반 30분께 포르투갈 최고스타 루이스 피구를 주저없이 벤치로 불러들이는 대신, 신예 골잡이 헬더 포스티가를 투입했다. 8분 뒤 포스티가는 동점골을 터뜨렸고, 경기는 연장전과 승부차기로 이어지면서 포르투갈의 극적인 승리로 끝났다. 스콜라리 감독은 최근 독일월드컵 이후 잉글랜드 감독 제의를 받았으나 단호히 거절했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 브라질의 4번째 우승을 이뤄낸 카를루스 알베르투 파레이라 감독도 이번에 주목을 끄는 지도자다. 그는 프로축구 선수로서 활동한 적이 없는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역대 최강팀으로 불리는 1970 멕시코월드컵 브라질대표팀의 체력담당 코치로 출발해 브라질 안팎을 넘나들며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1982 스페인월드컵 때는 쿠웨이트대표팀 감독으로, 1990 이탈리아월드컵 때는 아랍에미리트 감독으로 출전한 그는 드디어 1994 미국월드컵에서는 고국에 24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선사했다. 이번에 다시 브라질 감독을 맡아 개인으로는 4번째 월드컵 출전에 두번의 우승을 꿈꾸고 있다. 이번 브라질대표팀은 1970년의 ‘황금세대’보다 뛰어난 최강의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어 그가 최초의 월드컵 2번 우승의 감독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국 4강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호주 감독도 1998 프랑스월드컵(네덜란드)부터 3개 대회 연속 4강 진출의 영광에 도전한다.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자존심까지 내던지며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영입한 스웨덴 출신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잉글랜드팀을 떠난다. 그는 호화선수들을 데리고도 2002 한-일월드컵과 유로 2004에서 각각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으나 주전 공격수 웨인 루니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큰 악재를 만났다.

독일과 네덜란드는 스타선수 출신인 위르겐 클린스만과 마르코 판 바스턴이 지휘봉을 잡았다. 둘은 41살 동갑내기로 이번 독일월드컵 최연소 감독이다.

마지막 1명에게만 주어지는 ‘웃는 자’의 영광은 7월9일 가려진다. 과연 누가 웃는 자가 될 것인가?

오태규 선임기자 o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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