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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빼닮은 만능 ‘경기조율사’

등록 2006-05-03 19:08수정 2006-05-25 10:10

D-36 테마로 보는 월드컵 스타 ③ 최고 야전사령관/후안 로만 리켈메
D-36 테마로 보는 월드컵 스타 ③ 최고 야전사령관/후안 로만 리켈메
D-36 테마로 보는 월드컵 스타
③ 최고 야전사령관 / 후안 로만 리켈메

몸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볼 컨트롤. 마법같은 드리블. 가공할 대포알슛. 찼다하면 골네트를 출렁이는 환상적인 프리킥까지…. 이 모든 것을 다 잘 할 수 있는 축구스타가 당대에 얼마나 될까?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축구신동’ 디에고 마라도나가 그랬고,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아트사커’를 챔피언에 등극시킨 ‘그라운드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이 그랬다. 2006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마치 마라도나를 연상시키는 ‘천재 플레이메이커’가 있으니, 그가 다름 아닌 아르헨티나의 후만 로만 리켈메(28)다.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신흥강호’ 비야레알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미드필더다.

“그가 브라질에서 태어났다면 이름이 아마도 ‘리켈미뉴’였을까. 아무튼 브라질 사람이었다면 그는 벌써 세계 최고가 됐을 것이다. 그의 볼 다루는 감각은 지극히 섬세하고 위력적이다.” 2004년 9월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호세 페케르만(56) 감독은 리켈메를 이렇게 극찬했다고 한다. “나는 호나우디뉴(26·FC바르셀로나)를 세계 최고선수로 뽑은 결정(2005 FIFA 올해의 선수)에 마냥 동의할 수 없다. 리켈메의 원대한 시야, 기상천외한 패스, 천재적인 창조력을 제대로 이해하고 호응할 수 있는 선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래서 나는 리켈메가 안타깝다.” 페케르만 감독은 리켈메의 천부적 재능을 받쳐줄 수 있는 동료들이 없었기에 그가 아직도 높이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 했다. 아르헨티나가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20년 만의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것도 그의 존재 때문이다.

후안 로만 리켈메
후안 로만 리켈메
아르헨티나에는 그동안 2002 한-일월드컵 당시의 아리엘 오르테가, 2000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20살 이하) 득점왕과 최우수선수에 빛나는 하비에르 사비올라 등 ‘제2의 마라도나’라는 소리를 듣는 스타가 더러 있었다. 하지만 가장 마라도나를 닮은 선수는 바로 리켈메가 아닐까? 전성기를 지나 스피드가 다소 떨어지고 몸싸움에 약한 단점은 있지만, 브라질의 호나우디뉴와 함께 독일월드컵을 빛낼 ‘최고의 야전사령관’이라는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비야레알 챔피언스리그 4강 견인차 ‘최절정기’
“브라질팀서 뛰었다면 호나우디뉴도 제쳤을 것”


■ 두각 - “저 선수가 누구지?”

2001년 11월28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단판승부로 열린 도요타컵. 유럽과 남미의 클럽챔피언(레알 마드리드-보카 주니어스)끼리 맞붙은 경기에서 단연 빛나는 스타가 있었다. 바로 리켈메다. 라울 곤살레스, 루이스 피구, 호베르투 카를루스, 클로드 마켈렐르 등 초호화 스타가 포진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보카 주니어스는 2-1로 승리했다. 세계클럽챔피언에 등극하는데 그 견인차가 리켈메였던 것이다. 그는 ‘마법같은 플레이’로 6만관중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리켈메는 “모든 선수들이 멋지게 싸웠다. 나는 내몫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리켈메는 파블로 아이마르(발렌시아), 에스테반 캄비아소(인테르밀란) 등과 함께 1997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우승 주역이기도 하다.

■ 성공 - 불운, 그리고 화려한 부활

리켈메의 출현에 FC바르셀로나 등 유럽 명문클럽들은 앞다퉈 스카우트 전쟁을 벌였고, 결국 바르셀로나가 18개월간의 줄다리기 끝에 그를 2002년 여름 2500만유로에 영입한다. 리켈메는 2002~2003 데뷔 시즌 5골을 넣었으나, 팀에 적응하지 못한채 2년간 임대선수로 비야레알로 옮기는 불운을 맞는다. 하지만 2003~2004 시즌 비야레알을 유럽축구연맹(UEFA)컵 4강에 올려놓는 등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화려하게 부활한다. 그리고 임대기간을 연장해 2005~2006 시즌에는 다시 팀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 반열로 견인하는 등 최절정기를 맞고 있다. 최근 아스널(잉글랜드)과의 4강 안방 2차전 막판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바람에 팀의 결승기회를 날려버린 그였지만, 비야레알 팬들은 그를 여전히 신임하고 있다.

■ 야망 - ‘더이상 월드컵 불운은 없다’

2002 한-일월드컵 본선 때 리켈메는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아르헨티나대표팀에서 제외됐다. 그가 없었던 탓인지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 등이 포진한 ‘죽음의 F조’에서 골 결정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며 조별리그 탈락의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비엘사에 이어, 그를 청소년대표팀에서 지도했던 페케르만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그는 다시 대표팀에 발탁됐고, 독일월드컵 남미예선에서 9경기에 출전해 공수연결 고리로 탁월한 플레이를 펼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특히 2005년 6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남미예선에서 벼락같은 왼발슛으로 골을 터뜨리며 3-1 승리를 이끌어 아르헨티나에 맨 먼저 독일행 티켓을 안긴 주인공이 됐다.

19살 신예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와 카를로스 테베스(코린티안스)의 날카로운 문전돌파, 31살 노장 에르난 크레스포(첼시)의 득점력…. 여기에 리켈메의 환상적인 공배급이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아르헨티나는 독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의 2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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