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스 레만
[테마로 보는 월드컵 스타] ④ 야신상 후보들
‘거미손’ 칸 그늘서 벗어나 주전 꿰찬 레만
프리미어리그 1024분 무실점 신기록 체흐
디다·카시야스·반 데 사르 등도 도전장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골키퍼는 그라운드의 감독이다. 골키퍼는 경기 중 조는 선수들의 잠을 깨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의 출발점이자 최종 수비수인 골키퍼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이다. 그는 “단순히 골을 막는 게 아니라 경기를 꿰뚫어 보면서 수비수들을 적절히 이동시켜 슛을 날리지 못하게 하는 게 훌륭한 골키퍼”라고 했다. 축구팬들은 한-일월드컵에서 이운재를 통해 골키퍼의 가치를 새삼 절감했고, 또 독일의 ‘거미손’ 올리버 칸을 통해 골키퍼도 공격수들을 제치고 최우수선수(골든볼)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누가 골키퍼 최고 영예인 ‘야신상’의 주인공이 될까. ‘야신상’은 눈을 감고 골을 막는 훈련까지 했다는 옛 소련의 전설적 골키퍼 레프 야신(1990년 사망)을 기려 1994 미국월드컵 때부터 도입된 상이다. 미셸 프뢰돔(벨기에·1994년), 파비앙 바르테즈(프랑스·1998년), 올리버 칸(독일·2002년)이 역대 수상자들이다.
“칸! 이젠 벤치에 앉지 그래?”(옌스 레만)=지난 4월2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페널티킥 키커는 비야레알(스페인)의 플레이메이커 후안 로만 리켈메. 아르헨티나대표팀의 전문키커이자 세계에서 페널티킥을 가장 잘 차는 선수 중 한명이라는 리켈메의 슛이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11m를 사이에 두고 리켈메와의 심리싸움에서 이겨 팀을 결승에 올린 골키퍼는 아스널(잉글랜드)의 옌스 레만(37)이었다. 레만은 8년간의 벤치설움 끝에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대표팀 주전 수문장을 맡는다. 지난 4월 위르겐 클린스만 독일대표팀 감독은 “칸에게 ‘너는 이제 주전골키퍼가 아니다’고 말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힘든 일이었다”며 레만을 ‘전차군단’의 수문장으로 지명했다.
레만은 1998년 대표팀에 발탁된 뒤 그해 프랑스월드컵, 유럽축구선수권(2000년, 2004년), 2002 한-일월드컵에 모두 출전했지만 칸의 그늘에 묻혀 벤치만 지켰다.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참고 기다린 독일월드컵은 그의 마지막 무대가 될 것이다. 그는 샬케04(독일) AC밀란(이탈리아) 도르트문트(독일)를 거쳐 2003~2004 시즌 잉글랜드의 명문 아스널로 이적했다. 골키퍼로서 2골을 넣은 기록도 있다. 아스널 이적 첫해 팀의 무패우승을 뒷받침했고, 올해 아스널이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3차전부터 4강까지 10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도록 도왔다. 레만은 “월드컵 수준에서 살아남도록 몸을 던지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체코의 체흐 브라질의 디다=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꿈을 앗아간 첼시. 그 우승의 중심에는 국제축구연맹 랭킹 2위 체코대표팀의 ‘철벽’ 수문장 피터 체흐(24)가 있다. 독일월드컵에서 체코의 만만치않은 저항이 점쳐지는 것은 파벨 네드베트(유벤투스) 뿐 아니라 체흐의 촘촘한 방어망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1m96의 장신인 체흐는 2005년 ‘체코 올해의 선수’, 유럽축구연맹(UEFA) 선정 ‘베스트11’에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발표한 2005년 세계 최고의 골키퍼에도 이름을 올렸다. 유럽청소년선수권대회(21살 이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민첩한 반사신경으로 체코의 우승을 이끌었고, 유로 2004에서 체코의 4강을 견인한 뒤 첼시로 이적했다. 이적 첫 해 프리미어리그 신기록인 1024분의 무실점 방어를 선보였다. 체흐는 독일월드컵 E조에서 또 한명의 야신상 후보이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의 골키퍼인 이탈리아 지안루이지 부폰(유벤투스)과 맞대결을 벌인다. 벌써부터 세계축구팬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경기다.
‘우승후보’ 브라질의 디다(AC밀란), 거스 히딩크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감독 시절 발굴한 스페인의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 네덜란드의 반 데 사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도 야신상 후보로 손색이 없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프리미어리그 1024분 무실점 신기록 체흐
디다·카시야스·반 데 사르 등도 도전장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은 “골키퍼는 그라운드의 감독이다. 골키퍼는 경기 중 조는 선수들의 잠을 깨워야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의 출발점이자 최종 수비수인 골키퍼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이다. 그는 “단순히 골을 막는 게 아니라 경기를 꿰뚫어 보면서 수비수들을 적절히 이동시켜 슛을 날리지 못하게 하는 게 훌륭한 골키퍼”라고 했다. 축구팬들은 한-일월드컵에서 이운재를 통해 골키퍼의 가치를 새삼 절감했고, 또 독일의 ‘거미손’ 올리버 칸을 통해 골키퍼도 공격수들을 제치고 최우수선수(골든볼)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누가 골키퍼 최고 영예인 ‘야신상’의 주인공이 될까. ‘야신상’은 눈을 감고 골을 막는 훈련까지 했다는 옛 소련의 전설적 골키퍼 레프 야신(1990년 사망)을 기려 1994 미국월드컵 때부터 도입된 상이다. 미셸 프뢰돔(벨기에·1994년), 파비앙 바르테즈(프랑스·1998년), 올리버 칸(독일·2002년)이 역대 수상자들이다.
“칸! 이젠 벤치에 앉지 그래?”(옌스 레만)=지난 4월2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페널티킥 키커는 비야레알(스페인)의 플레이메이커 후안 로만 리켈메. 아르헨티나대표팀의 전문키커이자 세계에서 페널티킥을 가장 잘 차는 선수 중 한명이라는 리켈메의 슛이 골키퍼의 손에 걸렸다. 11m를 사이에 두고 리켈메와의 심리싸움에서 이겨 팀을 결승에 올린 골키퍼는 아스널(잉글랜드)의 옌스 레만(37)이었다. 레만은 8년간의 벤치설움 끝에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대표팀 주전 수문장을 맡는다. 지난 4월 위르겐 클린스만 독일대표팀 감독은 “칸에게 ‘너는 이제 주전골키퍼가 아니다’고 말하는 것은 지도자로서 힘든 일이었다”며 레만을 ‘전차군단’의 수문장으로 지명했다.
옌스 레만, 페트로 체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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