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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월드컵 징크스를 아느냐?

등록 2006-05-15 14:37수정 2006-05-15 16:34

브라질 2연패 저지할 팀은
‘개최대륙 우승 징크스’ 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월드컵. 얘깃거리를 몰고 다니는 팀이 있는가 하면, 각별히 몸을 사려야 하는 팀들까지, 월드컵은 수많은 징크스를 몰고 다닌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정작 당사자들을 간 떨리게 만드는 월드컵 징크스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우리 동네에선 내가 왕이다!=17번의 월드컵을 거치는 동안 개최국이 16강에 탈락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개최국이 우승한 대회도 5번이나 된다. ‘축구변방’이었던 한국이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한 요인 중 하나는 전국민의 열광적인 응원이었다. 개최대륙에서 우승팀이 나오는 인연도 계속됐다. 브라질이 우승한 1958년 스웨덴월드컵,2002년 한-일월드컵을 제외하곤 15번의 우승컵을 개최 대륙에 속한 나라가 가져갔다. 제7회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이후엔 남미와 유럽이 우승을 주고 받았다. ‘브라질의 2연패를 저지할 유일한 대안은 개최대륙 우승 징크스’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승전력 4년 못간다=1974년 독일(당시 서독)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이어진 개막전에서 전 대회 우승팀의 전적은 2승3무3패로 부진했다. 그 중 비기거나 이긴 경기도 전 대회 챔피언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한-일월드컵에서 전 대회 우승국 프랑스는 세네갈과의 개막전 0-1 패배를 당한 뒤 16강에 탈락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독일월드컵부터는 우승국 자동출전제도가 사라져 이 징크스는 영원히 역사 속에 묻힐지도 모른다.

우승팀에게만 ‘악몽’이 닥치는 건 아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이어져 온 “전 대회 4강 진출국 중 한나라는 본선구경도 못 해본다”는 무시무시한 징크스가 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프랑스(1986년 3위)를 시작으로 1994년 미국월드컵-잉글랜드(전 대회 4위), 1998년 프랑스월드컵-스웨덴(전 대회 3위), 2002년 한-일월드컵-네덜란드(전 대회 4위), 2006 독일월드컵-터키(전 대회 3위)가 모두 지역예선에서 탈락했다. 특이한 점은 3, 4위 팀이 번갈아가며 징크스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사실. 징크스대로라면 이번 월드컵 3, 4위 결정전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진출권이 걸린 피말리는 접전이 될 수도 있다.

왜 우리에게 시련을 주시나이까?=월드컵 3회 우승을 자랑하는 이탈리아는 1994년 미국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득점없이 비긴 끝에 승부차기에서 2-3으로 져 브라질에 우승컵을 내줬다. 4년전 안방에서 열린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승부차기 끝에 져 결승행이 좌절됐고, 4년 뒤인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선 8강전에서 만난 프랑스에 역시 승부차기로 무릎을 꿇었다. 월드컵 승부차기 3전 전패. 승부차기 3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독일이 부러울 따름이다.

네덜란드, 코트디부아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C조에 속한 아르헨티나는 우승후보면서도 조별예선 통과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아르헨티나는 1990년, 1994년, 2002년 월드컵에서 아프리카팀과 같은 조를 이뤄 모두 조3위를 기록했다. 두번은 통과 한번은 탈락. 이쯤되면 얘기가 나온다. ‘아르헨티나는 아프리카팀과 같은 조에 묶이면 조3위를 한다’는 불길한 징크스다. 이제 조 3위는 무조건 탈락이다. ‘죽음의 조 단골’이라는 징크스까지, 아르헨티나에 독일월드컵은 고난의 연속이 될 전망이다.

유럽 징크스 또 닥치나?=한국은 상대적으로 유럽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실력차이가 컸던 1958년 스웨덴월드컵을 제외하더라도 1990년 이탈리아,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성적과 경기내용 모두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반면 1986년 멕시코, 1994년 미국월드컵은 비교적 잘 싸운 대회로 평가된다. 비관적인 축구팬들은 4강 신화를 이뤘던 한국축구가 유럽대륙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1승을 얻기도 힘들것이라고 전망한다. 자신의 안방이나 다름없는 프랑스, 스위스 등과 선전을 펼쳐 싹을 틔우려는 ‘유럽 징크스’를 떨쳐버려야 한다.

징글징글한 징크스지만 어디까지나 축구는 선수들이 하기 나름이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어내는 ‘저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만약 한국이 프랑스를 꺾고 16강에 오른다면? 4년전 월드컵 직전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지휘자’ 지네딘 지단의 부상 악몽을 기억하는 프랑스인들이 “한국은 프랑스의 천적”이라는 징크스를 만들어낼 지도 모른다. 그러면 당분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한국은 든든한 ‘징크스’ 덕분에 편한 경기를 할 수 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펠레의 저주 “이번엔 스위스 칭찬 원츄~”

월드컵이 다가오면 축구팬들은 ‘이번엔 누가 희생양이 될까?’하며 펠레의 입을 주시한다. ‘펠레의 저주’란 ‘펠레가 칭찬한 나라 또는 선수는 반드시 죽을 쑨다’는 뜻. 월드컵의 수많은 징크스들처럼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도, 증명할 수도 없는 것이지만 당하는 입장에선 간담이 서늘한, 그래서 “제발 그 입 좀 다물라”고 애원해야 하는 악몽일 수도 있다.

‘저주’의 기원은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8년과 62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의 펠레는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 참가하면서 “우리는 우승을 하기 위해 왔으며, 쥘리메는 브라질의 영광을 지켜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결과는 조별리그 탈락. 헝가리와 포르투갈에 각각 1-3으로 패하며 전 대회 우승국의 자존심을 구겼다.

그 이후 펠레는 월드컵 때마다 특정국가들을 거론하며 나름대로의 ‘덕담’을 내놓지만 예상은 번번이 빗나가며 팬들의 비난을 들어야 했다. ‘저주’의 하이라이트는 1994년 미국월드컵. 그는 대회를 앞두고 “콜롬비아가 우승후보이며 독일의 2연패 가능성도 매우 높다. 브라질은 자격이 없다”며 분위기를 달궜다. 역대 저주 중 최악으로 꼽히는 미국월드컵에서 콜롬비아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미국전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귀국 후 조국 축구팬에 의해 살해당한다. 독일은 8강에서 탈락했고, 결국 브라질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저주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이어졌다. 펠레는 “프랑스가 우승할 것이다. 4년 전보다 공격이 더욱 좋아졌다”며 프랑스를 치켜세웠다. 결과는 프랑스의 조별리그 탈락. 펠레가 “개인적으로 세계의 넘버원”이라고 칭송하던 지네딘 지단은 부상으로 실력발휘도 해보지 못했다.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4)에서는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가 희생양이 됐다. 잉글랜드와 포르투갈의 8강전을 앞두고 펠레는 “루니는 제2의 펠레가 될 것이다. 8강전에서 루니의 강력한 드리블은 어느 포르투갈 선수도 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예외없이’ 루니는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하고, 잉글랜드는 승부차기 끝에 5-6으로 져 탈락한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펠레의 저주가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그가 “현존하는 최고의 선수”라고 극찬한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토티(AS로마)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부상을 당했고, 그가 다녀간 빅리그 세팀(레알 마드리드-FC바르셀로나-첼시)은 부상자가 속출하거나 무패행진이 끊기기도 했다. ‘조국 브라질만이 예외’라는 펠레의 저주가 이번 월드컵에선 어느 팀, 어느 선수를 희생양으로 삼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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