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블럼 속 숨은그림찾기?
영화나 텔레비전 등 영상문화의 발달로 이미지는 때로 실제보다 더 강력한 힘을 뽐낸다고 한다. 스포츠 시장에서도 엠블럼과 포스터·로고 등 시각적 이미지 요소는 경기를 홍보하고 알리는 최적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월드컵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만든 국제축구연맹(FIFA)이 엠블럼이나 포스터 제작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독일월드컵을 알리는 ‘웃는 얼굴들’을 형상화한 엠블럼은 2002년 11월 발표됐다. 이후 언론보도, 출판, 상품화 등을 통해 세계 축구팬들과 월드컵대회를 연결하는 매개구실을 하고 있다. 독일월드컵을 상징적으로 알리는 엠블럼이 실제 월드컵 4년 전부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엠블럼은 피파가 중심이 돼 개최국과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 2002 한-일월드컵 때는 피파의 런던 에이전시인 화이트스톤이 제작했다. 당시 엠블럼 제작에 관여했던 최창신 2002 한-일월드컵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태극문양 등 한국 쪽의 의사가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한 바 있다.
독일월드컵 엠블럼 역시 피파와 독일 쪽 관계자, 화이트스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었다. 기쁨과 환희의 표정을 짓는 동그라미 3개의 얼굴은 ‘축구 때문에 행복한 세계인’을 뜻한다. 피파는 특히 2002 한-일월드컵 엠블럼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해, 독일월드컵 엠블럼 아랫 부분에 그대로 삽입시켰다. 또 앞으로 만드는 월드컵 엠블럼에도 2002 한-일월드컵 엠블럼을 계속 사용할 계획이다.
피파의 대회 포스터는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 때부터 등장해 대회를 알리는 상징구실을 했다. 엠블럼은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돼, 지금은 포스터보다 엠블럼이 대회의 주 상징물로 부상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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