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해지는 오프사이드 /
축구만큼 규칙이 쉬운 경기가 있을까? 축구 규칙이란 간단히 말해, 손을 대지 않고 많은 골을 넣은 팀이 이기는 것이다. 축구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경기가 된 것도 이런 규칙의 단순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축구에 어려운 규칙이 한가지 있다. 바로 오프사이드(Off-side)이다. 공격팀 선수가 상대편 진영에서 공보다 앞쪽에 있을 때, 자기와 골라인 중간에 상대팀 선수가 2명 이상(골키퍼 포함) 없으면 오프사이드 위치가 되며, 이 때 후방의 자기편으로부터 패스를 받으면 반칙이 된다. 단, 이 선수가 자기 진영에 있거나, 골킥이나 코너킥 때, 스로우인된 볼 또는 주심이 드롭한 볼을 직접 받으려 할 때는 오프사이드가 적용되지 않는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것만으로는 반칙이 아니다. 오프사이드는 경기자가 패스된 볼을 받는 순간의 위치로 판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경기자가 자기편으로부터 볼이 패스된 순간에 있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즉 패스된 순간에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지 않았으면 오프사이드가 아니다. 오프사이드에 대한 논란은 거의 이런 지식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오프사이드 규칙은 점차로 공격지향의 축구를 위해 바뀌어 왔다. 경기당 2.21득점으로 역대 최저득점(평균득점 3.00)을 기록한 1990 이탈리아월드컵은 공격에 유리하게 규칙을 개정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공을 건드렸을 때만 오프사이드를 적용하기로 했다.
한마디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선수의 가랑이 사이로 볼이 통과돼 골인이 돼도 오프사이드가 아니다. 그전까지는 주심의 견해에 따라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경기에 간섭하거나, 상대편을 방해하거나, 그 위치에서 이득을 얻을 때 오프사이드를 적용했다. 오프사이드 규칙의 개정으로 골맛을 만끽하는 팀이 한국이 됐으면….
오태규 선임기자 oht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