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릴리시(잉글랜드)가 2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이란과 경기에서 후반 45분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도하/로이터 연합뉴스
2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잉글랜드와 이란의 경기. 잭 그릴리시(27·맨체스터시티)는 후반 45분 잉글랜드 6번째 골을 터뜨리며 대승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후 그는 두 팔을 쭉 펴고서는 어깨와 팔을 마구 털고 흔드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댄스 세리머니 같지만 아니다. 특별한 팬을 위한 특별한 세리머니였다.
〈이에스피엔〉(ESPN), 〈가디언〉 등에 따르면 그릴리시의 세리머니는 뇌성마비에 걸린 11살 소년, 핀레이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핀레이는 그릴리시의 여동생 홀리(19) 또한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릴리시는 평소 여동생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해왔다. 핀레이의 편지 내용은 “유명한 축구 선수인 당신이 뇌성마비 환자와 함께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기쁘다”였다.
그릴리시는 편지를 받은 뒤 사인 티셔츠를 핀레이에게 선물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이달 초 축구장에서 깜짝 만남을 갖기도 했다. 이때 핀레이는 그릴리시에게 특별한 세리머니를 부탁했다. 처음에는 ‘더 웜’이라는 힙합 동작을 원했으나 부상 위험이 있어서 어깨 털기로 바꿨다.
그릴리시는 경기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핀레이, 너를 위한 거야”라는 문구를 남겼다. 핀레이는 이후 〈비비시〉(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그릴리시는 내 최고의 친구예요. 사랑해요, 그릴리시”라며 기뻐했다.
한편, 잉글랜드는 이날 이란에 6-2, 대승을 거두면서 우승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갔다. 잉글랜드는 자국 내에서 열린 1966년 이후 56년 만에 월드컵 우승을 꿈꾸고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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