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3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일장기를 들고 웃고 있다. 도하/로이터 연합뉴스
‘사무라이 블루’의 질주는 어디까지일까.
일본과 크로아티아가 6일(한국시각) 오전 0시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에서 격돌한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다크호스와 지난 대회 준우승팀 간 맞대결이다. 양 팀 상대전적은 1승1무1패로 동률. 피파(FIFA) 랭킹은 일본 24위, 크로아티아 12위다. 일본이 크로아티아를 뚫어내면 1966년 북한, 2002년 한국에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로는 역대 세번째로 8강 무대를 밟게 된다.
일본은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다. 죽음의 조로 꼽혔던 E조에서 독일과 스페인을 잇달아 격파했고, 당당하게 조 1위(2승1패)로 16강에 올랐다. 사실 일본의 이런 돌풍을 이변이라고만 평가할 순 없다. 애초 일본 선수단은 대회 시작 전부터 역대 가장 강한 선수단으로 꼽혔다. 국가대표 26명 가운데 19명이 국외 리그 경험이 있고,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지도 아래 조직력 또한 잘 짜였다는 분석이다. 실제 죽음의 조만 아니었다면 8강행은 무난하다는 평가도 많았다. 일본이 8강 진출에 자신감을 가지는 이유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예견된 하락세를 겪고 있는 팀이다. 비록 16강에 오르긴 했지만, 2018 러시아월드컵 준우승팀다운 강력함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F조에서 모로코에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1승2무)를 기록하며 겨우 16강에 올랐다. 모로코, 벨기에와 무득점으로 비겼고 최약체 캐나다를 상대로 4-1 승리를 거두며 가까스로 체면치레를 했다. 4년 전 활약했던 선수들은 노쇠했지만, 새로운 스타는 눈에 띄지 않는 탓이다.
크로아티아 루카 모드리치가 2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벨기에와 경기에서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알라이얀/AFP 연합뉴스
크로아티아가 믿을 건 ‘라스트 댄스’에 나선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다. 이번이 네번째 월드컵인 모드리치는 37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원을 지배하고 있다. ‘축구 도사’라는 별명다운 창의적인 패스가 여전히 번뜩이고,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선발 출장할 정도로 체력도 좋다. 크로아티아는 앞서 러시아대회 때도 ‘준우승급’ 전력으로 평가받진 못했으나, 모드리치가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기대 이상 성과를 거뒀다. 덕분에 모드리치는 준우승팀 소속임에도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과 브라질 경기가 열리기 4시간 전에 치러진다. 만약 두 팀이 모두 승리하면 8강에서 역사적인 ‘한일전’이 성사될 수 있다. 진출 가능성은 일본 쪽이 높다. 미국 데이터 업체 <그레이스노트>는 일본의 8강 진출 확률을 무려 42%(한국 23%)로 봤다.
한국의 포르투갈전 승리와 16강 진출을 예측하는 등 이번 대회 높은 적중률로 ‘인간 문어’라 불리는 영국 <비비시>(BBC) 크리스 서튼 해설위원도 일본의 2-0 승리를 예상하며 “크로아티아도 멋진 선수들이 있지만, 일본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기술이 뛰어난 선수들을 데리고 있다”고 했다. 반면 서튼은 한국은 “브라질에 0-2로 패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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