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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법칙 깨는 그라운드의 마법사

등록 2006-04-26 18:32수정 2006-05-25 10:09

D-43 테마로 보는 월드컵 스타 ② 프리킥의 달인들
D-43 테마로 보는 월드컵 스타 ② 프리킥의 달인들

1997년 6월4일 프랑스에서 열린 4개국 초청대회 브라질과 프랑스의 경기. 골문에서 약 3 떨어진 곳에서 브라질이 프리킥을 얻었다. 공 앞에 선 키커는 24살의 호베르투 카를로스. 그는 10m 정도를 뒤로 물러나더니 공을 향해 빠르게 뛰어갔다. 그리곤 있는 힘을 다해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고, 공은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궤적을 그리며 프랑스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프랑스의 문지기 파비앵 바르테즈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출렁이는 그물을 바라만 봤다. 골을 성공시킨 카를로스마저 “두번 다시는 힘들 것”이라고 한 이른바 ‘유에프오(UFO)슛’이었다. “물리학계에 충격을 줬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 만큼 놀라운 광경이었다.

‘데드볼의 달인들.’ 부담없이 때리는 그들의 프리킥에 상대 문지기는 페널티킥을 맞을 때처럼 긴장한다. 수비벽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는 환상적인 프리킥. 카를로스 못지 않은 ‘프리킥의 달인’들이 어서 독일월드컵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UFO 슛’ 카를로스 ‘황금의 오른발’ 베컴 등 쟁쟁
‘너클볼 슛’ 주니뉴 ‘꾀돌이’ 이천수 등도 도전장

“주니뉴 프리킥은 페널티킥같다”

주니뉴 페르남부카노
주니뉴 페르남부카노
세계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브라질은 프리킥 전문들도 여럿이다. 공포의 왼발 카를로스가 건재하고 절정의 기량에 오른 호나우디뉴의 프리킥은 데이비드 베컴과 비교해도 전혀 달리지 않는다. 그러나 브라질에는 베컴이나 호나우디뉴와는 전혀 ‘다른’ 각도의 프리킥을 하는 선수가 있다.

“페널티킥같은 프리킥을 찬다”는 극찬을 듣는 주니뉴 페르남부카노(31·올랭피크 리옹)가 그 주인공이다. 2001년 브라질 바스코다가마에서 프랑스 1부리그인 르샹피오나로 옮긴 주니뉴는 5시즌 동안 프리킥으로만 26골을 성공시킨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슛은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위아래로 움직인다. 갑자기 뚝 떨어지기 때문에 한번 바운드된 공을 잡아야 하는 문지기는 괴로울 수밖에 없다. ‘야구의 너클볼처럼 회전없이 자유자재로 움직인다’고 알려진 그의 프리킥은 이탈리아의 안드레이 피를로(27·AC밀란) 등이 교과서로 삼을 만큼 성공률이 높다. 물론 주니뉴가 화려한 프리킥을 선보이기 위해선 우선 치열한 브라질대표팀 주전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프리킥 마술사 베컴

잉글랜드대표팀 주장 데이비드 베컴(30·레알 마드리드)은 이번이 세번째 월드컵이다. ‘황금의 오른발’로 불리는 그의 프리킥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월드컵이 될지도 모른다. 베컴의 슛은 오른발 인사이드로 감아차기에 휘어지는 방향이 일정하지만 워낙 빠르고 날카로워 문지기가 손을 쓸 수 없다. 큰 각도로 휘어지는 그의 프리킥을 보고 있자면 ‘아름답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베컴이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그의 오른발에서 나오는 프리킥 때문이다.

“프리킥 그까짓거~”

이천수
이천수
‘꾀돌이’ 이천수(25·울산 현대)도 기회만 온다면 프리킥으로 상대팀 골문을 열어젖힐 준비가 돼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지훈련 기간동안 프리킥 상황을 주로 이천수에게 맡겼다. 이미 그는 K리그 최고의 프리키커로 인정받고 있다. “최종목표는 본선에서의 골”이라고 말하는 이천수의 꿈은 프리킥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토티(30·AS로마), 독일의 미하엘 발라크(30·바이에르 뮌헨) 등은 플레이메이커로서 수준급 프리킥 능력을 ‘기본’으로 장착한 스타들이다. 한국과 G조 예선에서 만날 티에리 앙리(29·아스널·프랑스)의 ‘기습 프리킥’도 조심해야 한다.

호베르투 카를로스
호베르투 카를로스
2006 독일월드컵 공인구인 ‘팀가이스트’(Teamgeist)는 공의 겉을 둘러싸고 있는 조각의 수가 32개에서 14개로 크게 줄었다. 이는 이론상으로 공의 불규칙성이 줄어들었음을 뜻한다. 더욱 완벽한 원형에 가까워 공을 컨트롤하기가 쉬워졌고, 킥능력이 좋은 선수들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독일월드컵은 팀가이스트와 프리킥의 달인들의 발끝이 만나 화려한 프리킥 잔치가 될 전망이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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