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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LG 전훈현장] ④ 쌍둥이보다 더 닮은 농구인생 살았죠

등록 2006-09-26 19:36수정 2006-09-26 20:43

84년 부산 성동초서 함께 운동 시작 중·고·대학동기
창원 엘지 입단…규현 슈팅가드·훈근은 센터 활약
등번호 4번·14번…묘한 인연 우승으로 이끌 것
[이사람] 19년 한솥밥 창원 엘지 박규현·박훈근씨

‘이렇게 똑같을 수가….’

프로농구 창원 엘지 박규현(32·184㎝·사진 왼쪽)과 박훈근(32·196㎝)의 농구 이력은 쌍둥이처럼 닮았다. 둘은 부산 성동초등학교 4학년이던 1984년 봄 똑같이 농구를 시작했다. 다른 학교에 다니다가 박훈근이 박규현보다 일주일 먼저 전학왔다.

이들은 이어 토성중-중앙고-고려대까지 같은 학교에서 보냈다. 당시 박규현은 슈팅가드로, 박훈근은 센터로 활약하며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둘의 인연은 대학 문을 나서고도 이어졌다. 대학을 졸업하던 97년 2월, 신생팀 창원 엘지에 함께 입단했다. 당시 규정에 따라 신생팀은 대학 우선 지명권이 있었는데, 엘지가 고려대를 지명해 둘은 한 배를 탈 수 있었다.

마침내 두 선수에게 이별의 시간이 찾아왔다. 박규현이 2000년 군에 입대했고, 박훈근은 이듬해 대구 동양으로 트레이드됐다. 농구 시작 이후 16년 만에 처음 헤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별은 길지 않았다. 박훈근이 2003년 전자랜드로 다시 트레이드됐고, 이듬해 6월 박규현이 자유계약선수로 전자랜드에 입단해 3년 만에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된 것이다. 박훈근은 “전자랜드에 온 규현이를 보면서 참 묘하고도 질긴 인연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인연의 끈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둘은 지난 6월 전자랜드에서 엘지로 나란히 트레이드됐다. 22년 동안 농구를 하면서 무려 19년을 함께 보낸 것이다. 둘의 등번호는 4번(박규현)과 14번(박훈근). 끝자리가 같다. 둘다 박씨에 이름 영문 이니셜도 박훈근은 H K, 박규현은 K H.

물론 다른 점도 있다. 성격은 정반대다. 박규현은 활달하고 붙임성있는 반면, 박훈근은 무뚝뚝하고 말수도 적다. 박규현은 2000년 일찌감치 결혼해 재한(6)·지한(1) 두 아들을 뒀다. 박훈근은 아직 미혼이다. 박훈근도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 박규현은 “훈근이가 7년 열애 끝에 헤어진 여자친구와 최근 다시 만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규현이 결혼할 때 박훈근이 더 바빴다. 주위 사람들이 결혼식 장소·날짜·시간 등을 박규현의 가장 친한 친구인 박훈근에게 물어왔기 때문이다. 박훈근은 “당시 전화를 50통도 더 받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박훈근은 팀에서 백천웅(26·2m3) 다음으로 키가 크지만 몸이 유연하고 슈팅 능력이 뛰어나다. 1998~99년 기량발전상을 받았고, 2001~02년 대구 동양의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박규현은 수비가 좋고 가로채기를 잘해 별명도 ‘거미손’이다. 최우수수비상을 포함해 수비 5걸에 세차례 뽑혔고, 야투상도 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팀 주장까지 맡았다.

둘의 올 시즌 포부도 비슷하다. 박훈근은 “고참으로서 시즌 중 위기가 찾아올 때 후배들을 잘 이끌겠다”고 했고, 박규현은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선수와 코칭스탭이 한마음이 돼 꼭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친황다오(중국)/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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