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자나깨나 제자 걱정’ 동국대 이호근 감독

등록 2008-01-30 18:30수정 2008-01-30 20:22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

동국대 이호근(43) 감독은 28일 전지훈련중이던 경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평소 친분있는 농구인들에게 부지런히 전화를 돌렸다. 29일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4학년 제자 4명이 프로팀에 선발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는 “평생 농구만 한 녀석들인데 백수가 되면 어떡하냐”며 걱정했다.

운명의 날인 29일 이 감독은 잠을 이루지 못해 충혈된 눈으로 드래프트 선발장에 나타났다. 1라운드 5순위까지 동국대 선수들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조마조마하던 이 감독의 귀를 의심케 하는 소리가 들렸다. 대구 오리온스가 1라운드 6순위로 정재홍을 뽑은데 이어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가 9순위와 10순위로 연거푸 기승호와 천대현의 이름을 부른 것이다. 1라운드에서 대학 최강 중앙대(2명)를 뛰어넘어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것이다. 기적은 계속됐다. 2라운드가 끝날 무렵 인천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의 입에서 오기석이라는 이름이 불려졌다. 드래프트에 참가한 4명이 모두 프로팀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이 감독은 “1라운드에서 잘해야 2명 정도 뽑힐 줄 알았다”며 연방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동국대 이호근(43) 감독
동국대 이호근(43) 감독
이 감독은 전자랜드 코치로 일하던 2005년 12월, 프로농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 제이 험프리스가 성적부진으로 물러나면서 느닷없이 감독대행을 맡았다. 3승17패의 팀을 인수받은 그는 머리카락이 빠지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고통을 겪었다. 결국 팀은 꼴찌를 면치 못했고 그는 시즌이 끝난 뒤 옷을 벗어야했다. 모교 동국대 감독으로 다시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지난해 연말 농구대잔치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선수들을 다독여가며 동국대 사상 처음 농구대잔치 결승까지 오른 것이다. 비록 결승에서 중앙대의 38연승을 막진 못했지만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감독은 당장 주전들이 대거 빠져나간 올해가 걱정이다. 하지만 그는 화끈한 성격대로 “또 키우면 된다”며 개의치 않아했다. 하지만 내년 이맘 때엔 또 제자들 진로를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자나깨나 제자 걱정인 게 스승의 마음이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