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치악산 호랑이’ 최소경기 200승 눈 앞에

등록 2008-01-16 19:27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

원주 동부 전창진(45) 감독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경기 전 동부 라커룸에 들어가면 전 감독의 재미있는 입담을 들을 수 있다. 술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술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면서 분위기는 그가 주도한다.

하지만 코트에만 들어서면 표정은 돌변한다. 큰 몸집을 휘저어가며 선수를 독려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불리한 판정이라도 나오면 잡아먹을 듯 심판에게 으르렁댄다. 이런 악착같은 승부사 기질 때문에 붙은 별명이 ‘치악산 호랑이’다. 원주 팬들이 붙여준 이 별명은 그가 고려대 출신이라 더 어울린다. 그런데 그는 하마터면 연세대에 갈 뻔했다. 고3 때 최고스타로 꼽혀 일찌감치 연세대 진학이 결정됐지만 돌연 고려대로 진로를 바꿨다. 연세대쪽이 진로가 결정되지 않은 당시 송도고 졸업예정자 정덕화(삼성생명 감독)에게만 관심을 기울이자 기분이 몹시 상한 것이다. 그의 자존심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일화다.

전 감독은 어린 시절 주유소집 외동아들로 남부럽지 않게 자랐다. 서울 종암동 숭례초교에 다니다가 사립 상명초교로 전학해 4학년 때 농구부에 들어갔다. 그의 초등학교 동창으로 먼저 농구부에 들어가 있던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이 “거인이 들어오는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몸집도 컸다.

지도자 생활도 탄탄대로였다. 2001~2002 시즌 동부의 전신 삼보 감독대행을 맡았고, 이듬해 정식감독 데뷔 첫 시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는 “사실 그때가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주변에서 ‘능력도 안되는 감독’이라며 마구 흔들어댔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2003~2004 시즌 역대 팀 최다승(40승)을 거두며 주위의 비아냥을 잠재웠다.

지난 시즌엔 한번 더 시련이 찾아왔다. 외국선수를 포함한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8위에 그쳤다. 당시 그는 “나도 지는데 좀 익숙해져야겠다”는 말을 남겼다. 심기일전한 덕분일까. 그가 이끄는 동부는 올 시즌 1위를 독주하고 있다. 역대 최단경기(11경기) 전구단 상대 승리도 거뒀다. 어느덧 전 감독은 199승을 쌓아올렸다. 앞으로 12경기 안에 1승만 더 보태면 역대 최소경기 200승 감독이 된다. 정상을 향하는 ‘치악산 호랑이’의 발걸음이 경쾌하게 느껴진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