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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힘들게 돌아온 ‘추철민’을 주목하라

등록 2007-12-11 18:20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

그가 뛴 시간은 불과 4분34초. 팀을 위해 기록한 것은 고작 도움주기 1개. 득점도 없었고 경기 결과는 인천 전자랜드에 패배. 그는 인천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시름에 잠겼다. “어떻게 다시 시작한 농구인데….”

추철민(25·부산 KTF)은 프로농구 미디어가이드북에도 없는 선수다. 한때 ‘코트의 미아’였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 대구 오리온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뒤 팀은 그를 더이상 붙잡지 않았다. 불러주는 다른 팀도 없었다. 그렇게 유니폼을 벗었다. 몇 달 후 부산 KTF가 그를 찾았다. 그런데 이번엔 ‘계약기간 중 은퇴한 선수는 1년간 뛸 수 없다’는 규정이 가로막았다. 오리온스와 서류상 형식적으로 맺은 1년 재계약이 문제였다. 스타급 선수들이 위장 은퇴한 뒤 다른 팀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이 애꿎은 그의 발목을 잡았다. 다행히 한국농구연맹(KBL)은 시즌 직전 그의 사정을 감안해 3라운드부터 출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그날 전자랜드전은 고대하던 3라운드 첫 경기였다. 추철민은 악몽을 털고 다음 경기 서울 SK전을 대비했다. 포인트가드인 그는 “부산으로 내려오는 동안 내내 상대 포인트가드 김태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침내 그에게 기회가 왔다. 2쿼터에 복귀 후 첫 득점을 올리더니 4쿼터에선 역전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6분10초 동안 4득점 1도움 주기. 여전히 미미한 기록이지만 보이지 않는 공헌이 많았다. 그에게나 팀에게나 ‘희망’을 발견한 경기였다.

그는 경기 뒤 수훈선수로 뽑혀 난생 처음 인터뷰실에도 들어갔다. 그는 “행운이 따랐다”고 겸손해했다. 그리고 “많은 분들 도움으로 코트에 다시 선만큼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추일승 감독도 “부담감이 많았을 텐데 잘해줬다. 기용시간을 차츰 늘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9일 오리온스전에서 그를 17분50초나 뛰게 했고, 그는 복귀 후 가장 많은 8득점으로 보답했다.

추철민은 키가 181㎝지만 고무공같은 탄력으로 덩크슛을 잘 한다. 농구팬들 사이에선 동국대 시절 그의 덩크슛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경기 중에 한번 시도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프로무대에서 멋진 덩크슛을 꽂고 두 팔을 벌려 활짝 웃는 모습이 기다려진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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