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KT&G 한방 쓰는 희정이와 희종이

등록 2007-10-30 18:16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

안양 KT&G 유도훈 감독이 이름을 불렀더니 둘이 동시에 “네”하고 대답한다. 주희정(31)과 양희종(23)은 이름이 비슷해 늘 헷갈린다고 한다. 어떨 땐 유 감독이 양희종에게 기합을 줬는데 주희정까지 착각해서 덩달아 기합을 받는다. 그래서 이름을 부를 땐 발음에 신경을 쓴다고 했다. 비슷한 이름 탓에 둘이 떨어져 있어야 편할 텐데 현실은 반대다. 둘은 아예 한방을 쓰는 룸메이트다.

주희정은 국내 프로농구 최초로 500경기를 돌파한 백전노장. 반면 양희종은 올해 연세대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3순위로 KT&G에 입단한 새내기다. 양희종은 신인이라 주눅이 들어서인지 말이 별로 없다. 오죽하면 별명이 ‘침묵리우스’다. 김호겸 사무국장의 증언. “희종이가 사무실에 들러 내 옆자리에 앉아요. 20~30초 정도 어색한 침묵이 흐르죠. 그리고 슬그머니 내 손을 잡으면서 한마디 하죠. ‘죄송합니다’라구요.” 김 국장은 “뭐가 죄송한지 잘 모르지만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고 했다. 양희종은 “내가 말하는 것보다 선배들 얘기 듣는 게 더 재미있다”면서 웃었다. 김 국장은 “희종이 졸업식 날 어머니를 만났는데 심성 고운 것은 어머니 닮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코트에선 승부욕이 남다르다. 양희종은 개막 후 2연패 뒤 절치부심했다. 그리고 부산 KTF를 꺾은 뒤 “농구가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평소 “농구는 즐거움”이라는 신조를 가지고 있는 그도 꼭 이겨야 할 경기에선 혼신의 힘을 쏟아붓는다. 승부욕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주희정은 그런 양희종이 마냥 귀엽기만 하다. 주희정은 “방에선 내가 노래도 불러주고, 사우나도 데리고 다닌다”고 했다. 양희종도 그런 선배가 편한지 둘이 있을 땐 말수가 부쩍 늘어난다.

KT&G가 두 선수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둘은 팬들도 많다. 주희정은 500경기 돌파하던 날 팬클럽에서 떡을 돌릴 정도로 회원들이 열성적이다. 양희종은 ‘오빠부대’가 원정응원까지 올 정도다. KT&G는 지난 시즌 막판 유도훈 감독을 영입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엔 이름도 비슷한 두 선수가 팀을 ‘봄 잔치’로 이끌지 궁금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