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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박성진의 ‘낯선 패배’ 그리고 희망

등록 2010-03-02 21:55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

질문에 짧게 답하는 무뚝뚝한 모습이 영락없는 경상도 사나이다. 그는 “팀이 10연패에 빠져 더 무뚝뚝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박성진(24·인천 전자랜드)의 고향은 부산이다. 어렸을 때 경남 김해로 이사가 동광초교 4학년 때 농구공을 만졌다.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다가 유망주를 발굴하려는 동광초교 농구 감독의 눈에 띄었다.

김해 가야고를 나온 그는 이원수(상무), 김영환(부산 KT)과 함께 모교를 농구 신흥 명문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중앙대 시절에는 52연승 신화 창조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했다. 그리고 지난해 1월, 프로농구 드래프트 무대에 섰다. 일찌감치 신인 최대어로 주목받았고, 전체 1순위로 전자랜드에 지명됐다.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언론의 관심은 온통 전태풍(30·전주 KCC)을 비롯한 혼혈 선수에 쏠렸다.

게다가 팀은 시즌 초반 13연패로 곤두박질쳤고, 사령탑도 바뀌었다. 그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슈팅가드로 맹훈련했지만 시즌이 시작된 뒤 느닷없이 포인트가드로 보직이 바뀌었다. 하지만 그는 임무를 훌륭히 소화하고 있다.

이미 결정난 것으로 보였던 6강 싸움을 한때 안갯속으로 몰고 간 것도 그였다. 그의 평균 도움주기는 3.6개. 신인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최근엔 더욱 눈부시다. 두 경기에서 무려 10개와 8개의 공을 배달했다. 그는 “시야가 더욱 넓어져 공격적으로 플레이한 결과”라고 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대행은 “포인트가드로 팀에 이 정도 크게 기여할 줄 몰랐다. 정말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칭찬은 다른 팀 감독으로 이어졌다. 전창진 케이티 감독은 “박성진의 농구 센스는 신인급이 아니다. 포인트가드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팀 기여도가 크다.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대학 시절 패배를 모르다가 프로에서 아픔을 겪고 있는 박성진은 “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고 했다. 정신없이 흘러간 첫 시즌이었다. 그는 팀내에서 서장훈과 함께 52경기에 빠짐없이 뛰었고, 출전시간도 서장훈에 이어 팀내 2위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지만 그의 마음은 편치 않다. “물론 신인상을 받고 싶다. 하지만 팀이 어려운데 혼자만 욕심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박성진은 전자랜드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혼혈 선수 문태종을 영입한 전자랜드는 내년에 팀 창단 첫 우승까지 노린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 포인트가드 박성진이 있기에 그 가능성은 더욱 커 보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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