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준환이 8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경기에서 이터널 이클립스의 ‘페이트 오브 더 클락메이커(Fate of the Clockmaker)'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쿼드러플(공중 4회전) 살코,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그리고 트리플 악셀까지. 3가지 점프 착지가 완벽했다. 스텝 시퀀스 등에서 보여준 세밀한 표현력도 눈길을 끌었다. 이터널 이클립스의 ‘페이트 오브 더 클락메이커(Fate of the Clockmaker)' 음악에 맞춘 2분50초의 깔끔한 클린 연기. 얼음 위에서 차준환(21·고려대)은 아주 차분했고 연기를 끝낸 뒤에는 아주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차준환은 8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4.30점, 예술점수(PCS) 45.21점을 합해 총점 99.51점을 기록했다. 빈센트 저우(미국)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빠져 29명이 경쟁한 무대에서 4위를 기록했다.
차준환이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경기에서 이터널 이클립스의 ''페이트 오브 더 클락메이커(Fate of the Clockmaker)''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치며 스파이럴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차준환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긴장도 되고 떨리기도 했지만 나 자신을 믿고 연기를 잘 수행한 듯하다”면서 “오늘 경기에 임하기 전에 나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뭔지 고민을 했다. 결과를 생각하기보다는 4년 만의 올림픽이니까 ‘이 순간을 더 즐겨보자’고 생각했고 그 결과 시즌 베스트 성적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프리(10일) 때도 시즌 베스트를 찍으면 좋은 순위를 얻지 않을까 싶다”면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힘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다. 프리 때도 최선을 다해 (경기장에서) 재밌게 즐기고 오겠다”고 덧붙였다.
차준환은 경기 출전마다 남자 피겨 역사를 새롭게 써온 선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대회에서 국내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메달을 땄고, 지난 4대륙 선수권대회 때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때는 참가 선수 중 가장 어린 나이로 경기에 나서 15위의 성적을 올렸다. 이 또한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톱10을 노리고 있는데 쿼드러플 점프 2개가 포함된 프리스케이팅까지 클린 연기를 선보일 경우 톱5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네이선 첸(미국)은 이날 깔끔한 연기로 ‘맞수’인 하뉴 유즈루(일본)가 보유했던 쇼트프로그램 세계신기록을 경신(113.97점)했다. 첸에 앞서 연기한 하뉴는 첫 번째 점프를 아예 뛰지 못하면서 95.19점으로 8위로 쳐졌다. 2위는 가기야마 유마(108.12점), 3위는 우노 쇼마(105.90점·이상 일본). 차준환과 함께 참가한 이시형(22·고려대)은 3번째 점프 때 넘어지는 실수로 65.69점으로 27위를 기록했다. 쇼트프로그램 상위 24명이 참가하는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은 1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열린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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