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보드 대표팀 문강호(목말을 탄 선수)가 지난 2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과 입장하고 있다. 항저우/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지난 2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 16번째로 입장한 한국 선수단 사이를 비집고 키 145㎝의 스케이트보드 대표 문강호(12)가 우뚝 솟아 환하게 웃으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키 206㎝의 3대3 농구 대표 이원석(23)이 목말을 태워준 덕이다. 대표팀에선 체스 김사랑(11)을 제외하면 가장 어려서 ‘막둥이’ 대접을 받지만, 그가 출전하는 스케이트보드에선 더 어린 선수도 있다.
스케이트보드는 이번 아시안게임 40개 정식 종목 가운데 참가 선수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종목 중 하나다. 이 종목 최연소 참가자는 필리핀의 알레가도 파리스로 9살이다. 전체 43명의 출전 선수 중 파리스를 포함해 문강호보다 어린 선수가 4명이고, 27명(63%)은 10대다. 평균 연령은 19살로
카드 게임인 브리지(47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한국 스케이트보드 대표팀 6명도 전원 10대다. 남자 파크에 출전하는 한재진(19)이 맏형이고, 조현주(16), 정지훈(15), 하시예(15), 조성민(14), 문강호 순으로 나이가 적다.
주로 10∼20대가 도심 길거리에서 즐기던 스포츠에서 출발해서인지 선수층도 10대가 주를 이룬다. 스케이트보드 간판인 조현주도 8살 때 처음 보드를 탔다.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이 종목 메달 12개 중 7개를 10대 선수들이 쓸어갔다. 특별한 규정이 없어 복장이 자유로운 것도 특징이다.
스케이트보드가 국제 대회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것은 지난 2016년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에 대한 10∼20대 관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포츠클라이밍, 서핑 등과 함께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이 됐다.
스케이트보드는 파크와 스트리트 2개 종목으로 나뉜다. 파크는 화산 분화구를 닮은 장애물이 설치된 오목한 그릇 형태의 경기장에서 속도와 추진력을 이용해 공중 묘기 등을 펼쳐야 하는 종목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파크 경기장 깊이는 최고 3m다. 스트리트는 계단과 난간 등의 장애물이 설치된 도심 길거리 같은 코스에서 묘기를 선보이는 종목이다.
한국 스케이트 대표팀은 비로 인해 공식 연습이 취소되며 경기장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24일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간판 조현주는 여자 파크 예선전에서 최고 70.36점을 얻어 조 4위로 결선에 올랐다. 남자 파크 예선에선 한재진과 문강호가 각각 5위(57.06점)·6위(54.23점)로 결선 진출권을 따냈다. 여·남 파크 결선은 각각 25일 오전 10시30분과 오후 1시30분 열린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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